공인회계사 251명, 교수 72명 설문조사결과 평균 이하 점수 줘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공인회계사들과 회계학계 교수들이 우리나라 회계투명성 수준을 '평균 이하'로 평가했다. 또한 공인회계사들은 외부감사기능의 적정성에 대한 평가에서도 평균 이사의 점수를 매겼다.
10일 금융감독원은 학계와 외부감사인이 우리나라 회계투명성 수준을 묻는 질문에 7점 만점에 각각 3.76점, 3.25점을 줬다고 밝혔다. 보통이라고 할 수 있는 4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수다. 반면 기업 CEO와 CFO들은 평균 5.11점을 줘 상대적으로 회계투명성 수준이 높다고 봐 시각차를 드러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수를 낮게 준 응답자들은 대체로 회계정보를 충실히 공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경영자의 의식 수준이 낮고, 기업 지배구조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외부 감사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최근 2주에 걸쳐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186명, 공인회계사(외부감사인) 251명, 교수 72명 등 총 509명을 대상으로 회계투명성, 외부감사기능 적정성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설문은 각 항목에 대해 7점 척도(보통 4점)로 평가하도록 진행됐다.
공인회계사들은 상장사 외부감사기능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평균 이하인 3.65점을 매겨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학계는 4.36점으로 평균 이상으로 봤고, 기업 CEO 등은 5.25점으로 역시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비상장사의 외부감사기능 적정성에 대해서는 학계가 2.93점으로 가장 낮게 평가했고, 외부감사인(3.19점)과 기업 CEO(4.04점)도 상대적으로 상장사보다 점수가 낮았다.
점수가 낮다고 본 이들은 대부분 회계감사 시장에 가격 위주의 과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이 약해졌고, 이로 인해 외부감사기능 적정성이 떨어졌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이 회계투명성이 제고에 기여한 효과에 대해서도 전체 평균 3.81점으로 보통 이하의 점수가 매겨졌다. IFRS 도입이 회계투명성 제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공인회계사의 평가가 3.25점으로 특히 낮았는데, 회계처리기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 다양한 회계처리방법 용인 등이 회계투명성을 끌어올리는데 장애물이 된 것으로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투명성 수준 평가, 외부감사기능의 적정성, IFRS 도입 효과, 공시시한 적정성 등 전반에 걸쳐 그룹별 인식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 확인했다"며 "대부분 설문조사 항목에서 기업CEO등에 비해 외부감사인과 학계는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외부감사기능 제고를 위해 감사품질 위주의 경쟁을 유도하고, 재무제표 공시시간 연장으로 외부감사 여건을 개선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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