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기는 현대 콜롬보號, 中 미세먼지 지옥에 나흘째 대기중이다"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수출기지 닝보항 앞바다에서-본지 기자, '스모그 大亂' 을 목격하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사상 최악의 스모그가 몰아닥친 7일 오후 5시, 중국 수출기지 닝보항에서 40마일 떨어진 중국 동해상. 기자는 현대상선 소속 6800TEU급 현대콜롬보호 브릿지에 서 있었다. 스모그가 바다를 덮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구름속에 갖혀 있는 듯 했다. 저 멀리 230여m 앞 선수 돛대도 희미하게 보였다. 배의 끝을 겨우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경을 보기 위해 눈을 크게 뜬 순간 브릿지의 무선 기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불안감이 밀려왔다. 닝보항 컨트롤 센터에서 무선 연락이 온 것이었다. "스모그가 악화돼 저녁에는 접안이 불가능해졌다. 8일 오전에 다시 상황을 보자." 한 가닥 걸었던 희망이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사상 최악의 스모그로 세계 최대 무역항중 하나인 닝보항으로 가는 바닷길이 막혔다.


이날 상하이시 발표에 따르면 닝보시 등 장쑤성 일대가 사상 최악의 스모그 사태를 맞았다.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700㎍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인 25㎍의 25배에 달한다.

기자가 승선한 현대콜롬보호는 지난 5일 정오 부산 신항에서 출발했으나 3일후인 8일 저녁 늦게서야 닝보항에 접안할 수 있었다. 당초 출항 다음날인 6일 오후께 링보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6일부터 몰아닥친 사상 최악의 스모그로 링보항에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동시에 수많은 컨테이너선들과 벌크선, 어선들에게도 접안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배들이 접안 허가가 떨어질 때 까지 바다에서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콜롬보호 1등항해사는 "겨울철에 스모그로 항만이 며칠씩 폐쇄된 것은 처음이다"며 "인근의 다른 선박들도 해상에서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항해사의 말처럼 육안으로 보이진 않지만 레이다를 통해 보면 수십척의 배들이 인근 해상에 떠 있다.


콜롬보호도 7일 오전 1시께부터 닝보항에서 40마일 떨어진 지점에 닻을 내려야만 했다. 길이 304m, 폭 40여m로 63빌딩 보다 더 큰 대형 선박이 몇일 동안 엔진을 끈 채 서 있는 것은 위험하다. 바다에서 선박간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치앞도 못 보는 안개 속에선 선박간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선원들도 바다에서 높은 파도 보다 안개가 더 위험하다고 할 정도다.

기자는 이날 바다위에서 위험한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7일 오전 11시 50분께 한 벌크선이 콜롬보호 우측 해상에서 선수쪽으로 빠르게 접근한 것. 위험을 감지한 콜롬보호 선장은 수차례 경고 기적을 울렸다. 하지만 이 벌크선은 경고를 무시한 채 콜롬보호 선수 바로 앞을 스치며 지나갔다. 충돌은 피했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한 기자도,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선장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만약 몇 미터만 더 접근했다면 콜롬보호 닻 체인에 걸려 배가 전복될 수도 있었다. 이성헌 선장은 "해상에서 난폭하게 운항하는 배들이 있다"며"경고에도 배에 접근하는 배들이 있어 정지상태에서는 더욱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스모그 악화로 언제 다시 항만이 열릴지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대기중인 선박들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제때에 선적 화물을 운송하지 못한 데다가 다른 기항지 도착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콜롬보호는 닝보항만 컨트롤센터와 긴급 협의를 통해 8일 링보항에 접안할 수 있었으나 인근에서 있던 다른 선박들은 접안이 안돼 여전히 대기중이다. 항만은 다시 폐쇄됐다.


해운업체는 시간이 걸릴수록 손해를 보는 수익구조다. 콜롬보호 관계자는 "다음 기항지인 카오슝에 제 시간에 갈수 없는 것도 문제지만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속도를 올려야 해 그만큼 연료비 부담이 늘게 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