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기업 대출·현물지급 채권 발행 급증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수익 추구 열풍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IS는 최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미국이 출구전략을 늦추기로 결정한 뒤 위험자산 매매가 크게 늘었다"며 "투자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고수익 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최근 일고 있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글로벌 신용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BIS는 특히 '레버리지론(부채 기업에 대한 대출)'이 급증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세계적으로 기업이 차입한 레버리지론 규모는 5480억달러(약 577조원)에 이른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전체 규모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또 다른 고수익 투자상품인 현물지급(PIK) 채권 발행이 급증하는 것도 우려할 만하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발행된 PIK 채권 규모는 90억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PIK 채권은 기업이 자금난에 처하면 이자를 현금 대신 다른 채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에 유리하지만 투자자의 손실 위험은 크다. PIK 채권은 2006~2007년 발행이 최고조에 이른 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급감했다.
BIS는 지난 5월 이후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거렸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에 계속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익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신흥국 채권과 주식 시장으로 눈 돌리면서 세계 외환거래 규모는 사상 최대인 하루 평균 53조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브라질·터키·멕시코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이다. 이들 채권은 변동성이 높지만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경제·통화 부문 대표는 "글로벌 초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며 "각국 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의 고삐를 더 죌 경우 부도율 급등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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