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비트코인 시세를 1200달러(약 127만원)에서 500달러대로 추락시킨 당사국은 중국이었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지지 발언이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실제 거래를 주도하고 정책대응으로 가격 상승과 폭락이 벌어진 진앙지는 중국이었다. 그런데 다음은 인도의 차례가 될 듯하다.
정부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인도에서도 비트코인을 둘러싸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인도 북부 찬디가르의 한 미용실에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했다.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 방갈로르도 아닌 북부 도시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상점이 처음 등장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컵케이크 상점이 비트코인을 받으면서 가상화폐가 현실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찬디가르의 한 미용실을 시발점으로 인도인들 사이에 가상화폐 열기가 시작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침 중국과 인도는 금에 대한 집착이 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인도 내 비트코인 사용자가 이미 3만명을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방갈로르에서는 비트코인 모임이 생긴데다 직장까지 그만두고 비트코인 사업에 뛰어든 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비트코인 기반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제네시스 블록에 따르면 올해 3ㆍ4분기 인도의 비트코인 관련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건수는 17.23% 늘었다. 다른 나라의 배가 넘는 증가율이다.
비트코인을 보는 인도 정부의 시각은 다른 나라와 다소 다르다. 돈세탁에 대한 우려보다 지나친 투자 열기가 자국 화폐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면이 더 큰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에 따른 자금 유출 현상으로 인도 루피화 가치가 하락하고 비트코인 구매로 외화가 유출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다음달 인도에서 비트코인 관련 벤처기업, 규제 당국, 은행,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첫 컨퍼런스가 열린다.
비트코인 채굴 벤처기업 코인몽크를 운영하는 사트비크 비시와나트는 "컨퍼런스 이후 거래소 설립 등 본격적인 비트코인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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