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익률 2~6%대 유지…삼성 -4.3%·LG -5.6% 등은 부진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올해 범현대가(家) 그룹주 펀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룹주 펀드시장 전통강자였던 삼성과 LG, SK그룹주 펀드 등이 올해 들어 4~6% 손실을 낸 반면,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주 펀드는 평균 2~6%대의 수익을 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각 그룹주 펀드에 편입된 계열사들의 주가가 그룹주 펀드 수익률의 명함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범현대그룹 주식에 투자하는 현대그룹플러스1분할매수목표전환1[주식]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82%로 관련 상품 가운데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주식들이다.
정두선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상반기까지 부진을 겪었던 수출경기가 7월 이후 회복될 것으로 판단, 수출경기에 민감한 조선, 자동차, 건설 등에 대한 비중을 6월 이후부터 높여가며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주 펀드도 평균 1.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식이 6개월 동안 각각 32%, 17% 상승하고 현대위아와 현대글로비스는 34~37%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수탁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그룹주 펀드는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따라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며 마이너스 손실을 냈다. 총 24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35%였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편입 비중이 높은 데다 포트폴리오가 금융과 정보기술(IT) 중심으로 돼 있어 올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LG그룹주 펀드와 SK그룹주 펀드도 각각 -5.64%와 -6.15%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계열사의 주가 부진이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룹주 펀드의 장기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업종 대표주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내릴 때 다른 종목에 비해 낙폭이 적은 데다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이라고 전제한 뒤 "삼성그룹주 펀드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그룹주 상품은 제한된 종목군에 투자하는 만큼 시황에 따른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며 "장기적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그룹주 펀드는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투자하는 펀드로, 시가총액 상위 주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을 주로 편입해 운용되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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