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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뷰]IT 기술 발전과 정보기관의 수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요즘은 정보기관 수난시대 같다.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지구촌 곳곳에서 정보기관과 그 활동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톱뉴스로 나온다.


특히 미국발 후폭풍이 심상치않다. 미 국가안보국(NSA)이 미국민뿐 아니라 주요국 35개국 정상은 물론 유럽 일반국민들의 전화, e메일까지 모두 감시해왔다는 폭로가 잇따라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감시당한 국가의 정부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들이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백악관 항의 전화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취소 결정이 자국은 물론 주변국가에서 큰 호응을 얻은 이유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NSA가 전세계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저장해두는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 센터까지 몰래 침투, 가입자들의 정보를 대량으로 빼냈다고 폭로했다. 정보기관이 인터넷 사용자들이 저장해놓은 글이나 영상까지 모두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파장도 컸다.

이같이 광범하고도 은밀한 감시가 가능해진 것은 따지고 보면 눈부신 IT(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 덕이다. 21세기 각국 정보력 차이는 첨단 IT 기술과 관련 인적, 물적 인프라 수준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정보기관들의 정보할동을 폭로한 장본인인 에드워드 스노든도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NSA에서 근무한 IT전문가다. 검은 색 선그라스에 현란한 운전과 사격 실력을 갖춘 007 요원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문제는 IT기술과 인터넷 발전에 기반을 두고 확산되고 있는 정보기관의 활동에 대한 근거와 기준에 대한 논의와 공감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가 안위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이와같은 정보활동은 불가피하다"고 강변해왔다.


그러나 이미 지난 6월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9%의 미국인들은 "NSA의 개인정보 수집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큰 간극을 더 이상 묻어두고 넘어갈 수가 없는 상황까지 이른 셈이다.


실제로 미 정치권에선 우방국 정상에 대한 도청과 인터넷 공간에서의 일반인 감시 등에 대한 규제와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댓글 사건'도 어찌 보면 온라인 공간에서의 정보활동의 근거와 기준이 미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빚어진 일이다. 새로운 기준과 대안을 함께 찾는 시도는 한국에서도 시급한 과제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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