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지속가능한 성장하려면 사회적 신뢰 회복부터 해야합니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신뢰경제의 귀환'이라는 신간을 펴냈다. 부제는 잃어버린 성장 DNA를 찾는 길이다.
3일 코트라에 따르면 이 책에서 오 사장은 한국경제가 50년간 묻어 있는 불신의 때를 벗겨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가 말한 시장경제란 경제개발의 첫걸음을 내딛던 시절에 정부와 기업, 국민이 서로 믿고 단결해 경제기적을 일궜던 시절의 경제를 말한다.
이 책은 한국경제발전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적 성과를 시대별로 훓어보면서 경제성장과 구성권간의 신뢰관계를 추적했다.
1960~1970년대는 유교적 충효사상이 가족과 국가를 위한 희생정신으로 발휘돼 광부의 독일 파견, 베트남 파병, 어린 여공들의 헌신 등으로 나타났고, 이런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이 경제개발의 불씨를 지피는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화학공업 육성기에 남성 근로자들이 발휘한 강한 정신력과 근면성실함은 한국인을 구분 짓는 특성이자 성장 DNA로 배양됐다고 봤다.
이 같은 시기의 국가 공동체적 단결을 모르면 한국 경제성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신뢰가 없으면 경제 기적도 불가능하므로, 이 시기에 사회적 연대와 신뢰가 가장 강했다는 것이 오 사장의 주장이다.
반면 1980~1990년대를 사회적 자본이 소모 또는 감소된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노사대분규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성원의 신뢰수준이 급격히 떨어졌고, 한국경제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바뀌면서 성장동력이 저하되고, 국제신인도까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오 사장은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국가와 신뢰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국가가 되려면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부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정부는 공동 갈등 해소를 위한 리더십과 법치주의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뢰경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용이 중요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제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사장은 "전후 유일한 개도국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국제사회로 한국의 사회적 자본을 확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오 사장은 행정고시(23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산업·자원에너지 전문가로 일했으며,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산업자원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서강대학교 교수, 무역협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 KOTRA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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