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28.5%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21.1%보다 높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매출은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을 2분기 연속 제쳤다.
이는 중국 우시공장 화재로 인해 D램 공급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른 데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4조836억원과 영업이익 1조1645억원으로 2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8.5%, 전기보다 3.8% 늘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전기보다는 4.6% 증가했다.
D램 가격 상승과 모바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로 인해 사상 최초로 4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미세공정 전환 및 생산효율(수율) 개선을 바탕으로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영업이익률은 28.5%로 전기(28.3%)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률 21.1%를 웃도는 성과다. 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이익률이 삼성을 앞선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외비용 반영 등에 따라 95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46852.1% 급증했고 전기보다는 1.2% 늘었다.
지난달 4일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가동이 중단되면서 D램 가격이 뛰었다.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화재 이전 1.6달러 수준이던 PC용 2기가비트(Gb) D램(1333㎒) 현물가격은 현재 2달러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이런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7400억원, 2조600억원으로 전기보다 12.2%, 17.0%씩 증가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의 이번 호실적이 단순히 우시공장 화재로 인한 D램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의 영향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PC용 D램 가격이 아직도 높은 수준은 아니고 고사용 스마트폰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전기보다 5% 오른 반면 출하량은 2% 줄었다고 밝혔다. 평균 판매가격은 PC 및 서버용 D램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모바일 D램 비중의 꾸준한 증가 등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우시공장의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로 계획보다 적은 판매량을 기록해 출하량은 감소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은 6% 하락했다. 그러나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결합한 것과 같은 '2 in 1' PC 및 서버의 시스템당 D램 채용량 증가로 PC 및 서버 D램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게임기 신제품 출시로 그래픽 D램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모바일 D램은 고사양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중국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하겠지만 여전히 수요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확대와 신규 모바일 제품의 판매 상황에 따라 수요가 좌우될 전망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공장 화재 이후 D램 생산에 낸드플래시 장비를 활용하면서 낸드플래시 공급이 줄어 전체 시장의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우시공장은 현재 화재가 난 생산라인이 모두 가동을 재개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사고 이전 수준의 가동률은 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르면 내달 중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나노 중반급 D램 및 10나노급 낸드플래시의 개발을 완료해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 선두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변화된 메모리산업에서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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