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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네스코 등재, 김치 재발견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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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치와 김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것이 확실시된다. 김치의 상품화와 국제적 인지도 향상에 도움을 줄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김치 종주국이라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김치 순수입국이다. 배추ㆍ고추 등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하고 국내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김치산업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


우리는 지난해 세계 62개국에 김치 1억661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일본이 전체의 80%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미국이다. 하지만 수입액이 1억1084만달러로 423만달러 적자다. 식당에서 흔히 보듯 중국산 김치를 대거 수입한 결과다. 수입김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그런데 우리 김치의 중국 수출길은 막혀 있다. 중국이 '100g당 대장균 수 30마리 이하'인 자국 파오차이(泡菜ㆍ절임채소) 기준을 적용해서다. 소금과 산초잎ㆍ고추ㆍ물 등을 넣고 끓여 식힌 뒤 채소를 넣고 발효시켜 살균하는 파오차이는 대장균이 죽지만 자연 상태에서 숙성하는 김치는 유산균 등이 살아 있다.

중국이 2004년부터 파오차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데 한국 정부는 2009년에야 김치 위생기준 제정을 요청했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별개로 김치의 특성에 맞는 위생기준 제정을 요구해야 한다. 김치 총수출액보다 많은 김치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반면 우리 김치의 수출길은 봉쇄된 점을 강조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통상외교로 중국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시장을 열어야 한다.


일본에 치중된 수출시장도 미주ㆍ동남아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비만 억제와 혈압 강하에 효과가 있는 발효건강식품으로서 강점은 살리면서 매운맛과 짠맛을 줄이는 현지화가 필요하다. 서구화된 젊은 세대의 식성에도 통하는 다양한 제품개발로 국내소비를 늘려야 한다.

드라마와 가요가 지핀 한류에 얹혀가는 전략으론 부족하다. 유네스코 등재 대상으로 이웃ㆍ친척 간 품앗이를 통해 공동체 결속력을 다지는 김장문화도 함께 올랐다. 수출할 때 김치제품만이 아닌 김장문화와 스토리텔링이 함께 하면 김치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김치가 일본 '기무치'를 눌렀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일식으로 알려진 와쇼쿠(和食)도 등재 대상에 올랐다. 뜨거워진 한일 간 음식문화 승부는 우리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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