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미만 스포츠유틸리티 바람
고성능 엔진. 뛰어난 연비로 내수 개척
3분기 가장 많이 팔려…전년비 23% 증가
프리미엄 브랜드도 잇따라 신차개발 주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최신 동향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SUV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점, 여기에 차종을 가리지 않고 다운사이징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연료효율이나 배기가스 배출에 신경을 쓰기에 '작은' 엔진을 적용하지만 그만큼 기술이 좋아져 과거의 큰 엔진 못지않은 성능을 낼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작다는 뜻의 콤팩트, 혹은 세단과 SUV의 장점을 더했다는 의미에서 크로스오버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CUV라고도 불린다.
올해 내수시장을 보면 소형 SUV는 전 차종을 통틀어 신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ㆍ4분기까지 배기량 1600㏄ 미만 국산 SUV의 내수판매량은 70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 늘었다. 같은 기간 국산 세단형 차량의 판매가 되레 줄고 SUV 전체 시장이 13.9% 정도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단연 눈에 띄는 실적이다.
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내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메이커들의 눈치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시장을 보면 올해 초 출시된 한국GM 쉐보레의 트랙스부터 최근 국내에 출시된 닛산 쥬크, 22일 공개된 기아자동차 쏘울에 연말께 나올 르노삼성자동차의 QM3까지 다양한 차종이 준비돼 있다.
내년 이후까지 감안하면 SUV 명가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고가 브랜드로 꼽히는 포르셰ㆍ렉서스, 전 라인업을 섭렵하는 현대자동차도 이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다. 브랜드의 위상이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소형 SUV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가 공개한 쏘울 신형모델은 전작의 후광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차량의 휠 부분에 색상을 달리할 수 있는 덮개와 투톤컬러 루프를 적용하는 등 외관에 신경 쓴 흔적이 뚜렷하다.
기아차 스스로 디자인 아이콘으로 칭하고 있는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모델이다. 직각주차까지 도와주는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등 첨단 편의장치와 차선이탈경보장치 등 첨단 편의장치도 대거 적용됐다.
한국닛산이 최근 공개한 쥬크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입증된 차다. 2010년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ㆍ미국 등에서 먼저 출시돼 올해 8월까지 65만대, 이 가운데 유럽에서만 37만대가 팔렸다. 한국닛산은 쥬크를 통해 2011년 큐브 출시 시 월 판매 1위에 올랐던 영광을 재현한다는 목표다.
올 초 출시 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외면받았던 한국GM의 트랙스는 내년 1.7ℓ 디젤 모델을 추가하며 본격적인 판매경쟁에 가세한다. 외형은 기존 SUV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며 다른 소형 SUV에 비해 이질적인 느낌도 덜하다.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1.4ℓ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은데다 비슷한 가격대 준중형급 세단에서도 보기 힘든 안전장치가 대거 적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트랙스는 그간 '나홀로' CUV였던 탓에 국내 판매는 부진했지만 이미 수출시장에서는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달 국내 수출실적에서는 현대차 엑센트ㆍ아반떼, 기아차 모닝 등을 제치고 단일 모델로 1위에 올랐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시장은 한발 앞서 소형 SUV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만큼 낯선 차급이 아닌데다 낮은 배기량에도 괜찮은 주행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말 출시를 앞둔 QM3는 르노삼성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차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캡처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눈에 띈다. 국내에는 디젤형이 출시되며 상당한 수준의 연료효율성을 앞세워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쌍용차가 오는 2015년 상반기 디젤엔진을 얹은 소형 SUV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으며 현대차 역시 과거 모터쇼에서 보여준 세단 기반의 콘셉트카를 토대로 소형 SUV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전체 SUV 시장에서 5%가 채 안 될 정도로 절대적인 판매대수는 작지만 도심주행에 적합한데다 연료효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최근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차종"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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