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닌 PVC 고무호스 때문…수돗물 속 염소와 PVC의 페놀이 반응해 클로로페놀 생겨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수돗물로 김장을 했더니 김치에서 냄새가 난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들어온 민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김장김치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불만의 목소리였다.
대청호에서 끌어온 대전 수돗물은 잔류농약, 중금속, 일반세균, 대장균 등이 발견되지 않은 물이다. 반면 마그네슘 2.8㎎/ℓ, 칼륨 3.0㎎/ℓ, 칼슘 16㎎/ℓ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다. 또 pH 평균 농도가 7.1로 몸에 좋은 약알카리성을 띄며 물 맛을 결정하는 경도도 50∼60㎎/ℓ으로 좋은 상태다.
그럼에도 상수도사업본부홈페이지에 김장김치에서 냄새가 난다는 항의성 글은 계속 올라왔다.
상수도사업본부 수도기술연구소가 몇 달에 걸쳐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수도꼭지에 연결한 ‘고무호스’였다.
수돗물에 녹아있는 잔류염소와 호스 안에 들어 있는 페놀성분이 반응, 불쾌한 냄새를 일으키는 클로로페놀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되는 고무호스 대부분이 PVC제품이므로 더 조심해야 한다. 고무호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페놀성분이 들어간 가소제, 연화제, 착색제가 쓰인다. 이것이 염소와 반응, 클로로페놀이 만들어지면 수돗물에 아주 작은 양만 있어도 누구나 냄새를 느낄 정도의 불쾌한 냄새를 만든다.
클로로페놀은 많은 양을 마실 경우 중추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거나 소화기계 점막을 자극하거나 경련에 따른 복통과 구토 등 급성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수돗물의 염소소독은 물속이나 수도관 안에서 생길 수 있는 세균, 대장균 등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수돗물을 안전하게 쓰기 위해선 김장철 배추나 무 절임 또는 세척 때 수도꼭지에서 받아 쓰는 게 낫다. 고무호스를 써야한다면 냄새가 안 나고 독성이 없는 수도용비닐호스, 실리콘호스 등을 써야한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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