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회계연도 매출 1조엔 초과달성...1년안에 해외점포 45% 확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니클로’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는 일본의 의류업체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사진아래)이 65세 은퇴 방침을 철회했다. 해외 점포 진출 즉 세계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8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 매출이 해외 출점덕분에 일본 의류 업체 가운데서 단일 회계연도에 사상 처음으로 1조엔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10일 이같이 밝혔다.
야나이 사장은 이날 회계연도 결산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한 창 세계화하고 있는 만큼 내년 2월 65세 생일 이후에도 사장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년 사이 해외 점포를 154개 늘려 446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내년 8월 말까지 649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니클로 매출실적이 가장 좋은 10개 매장 중 7곳이 해외 매장이다.
8월 말까지인 2013 회계연도 매출은1조1430억엔으로 전 회계연도 대비 23.1%가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5.1% 늘어난 1329억엔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6.1%나 증가한 903억엔을 달성했다.
야나이 사장은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엔을 넘었다”면서 “이 같은 좋은 실적은 유니클로의 해외 사업 매출이 64%가, 영업이익은 66.8 %가 각각 증가하는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해외매출과 순익은 각각 2511억엔과 183억엔으로 집계됐다.
국내 매출은 보온내의 ‘히트텍’ 덕분에 10.2% 증가한 6833억엔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일부 가격할인 탓에 5.4% 감소한 968억엔에 그쳤다.
야나이 사장은 내년에도 공세적 전략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내년도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많은 1조3300억엔으로 잡았다. 순익도 920억엔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야나이 사장은 영업전략을 바꿨다. 고객 1인당 매출이 10개월 연속 하락한 만큼 저가 중심 마케팅에서 고가품을 포함하는 제품 믹스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의 중심가인 긴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하고 테니스 선수를 후원하는 것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야나이 사장은 “앞으로 마진률을 관리하고 일본 내수시장에서 유니클로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늘릴 것”이라면서 “마케팅도 가격보다는 고품질 소재와 고기능 의류에 초점을 두도록 바꿀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야나이 사장은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그동안 연간 200~300개의 해외점포를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는 200곳 정도가 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 83곳, 한국 27곳, 대만 20곳을 이미 새로 열었다.
야나이 사장은 내년에는 호주와 독일에 점포를 열고 미국에서는 1년에 20~30곳을 열어 몇 년 안에 100개 점포를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의 점포 숫자도 확장해 2020년 그룹 매출을 지금의 네 배 수준인 5조엔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진출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외국의 의류 대기업에 비해 해외 매출비중이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자라’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인디텍스의 경우 86개 국가에서 약 6000개의 점포를 운용하면서 매출의 80%를 올리고 있다. 스웨덴의 H&M도 해외점포가 48개 국가에 2800여곳이나 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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