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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11장 뒤꼬인 사랑의 방정식(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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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11장 뒤꼬인 사랑의 방정식(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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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관선생의 걸음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지만 무척 날렵하게 느껴졌다. 휘적휘적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 것 같았는데 하림의 등에선 어느새 땀이 흐르고 있었다.

“알고 보면 나도 그런 외지 사람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육식의 종말>을 쓴 제레미 리프킨은 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수천년에 걸쳐 인간과 소는 공고하게 다져진 특별한 관계가 있었다. 우리는 소를 경배하고 신을 위해 그들을 희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음식, 의복, 수송, 연료로도 이용해왔다. 소는 우리의 정신을 풍부하게 했고, 우리의 식욕을 만족시켰다. 우리는 그들에게 신성한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그들에게 쟁기를 매어 토지를 경작했고, 우유를 짜내 아이들의 영양을 공급했으며 활력과 에너지를 얻었다, 구요. 그리고 그는 또 말했어요.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동물이 자기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들 역시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특성과 행동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즉 생각하고, 행동하고, 애정과 사랑을 표현하고, 이기적으로 움직이고, 새끼를 보호하고, 새끼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인간은 이런 유사성 때문에 다른 동물을 죽이고 그 고기를 먹는데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감정이 있는 다른 피조물을 죽이고 먹는 행위에 대한 갈등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일련의 속죄의식 같은 것을 개발했을 거라고 해요.”
하림은 그의 뒤를 따라 가며 개똥철학자 동철이 생각이 났다. 수관 선생은 그에 비해 훨씬 깊은 내공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어떤 문화에서는 사냥꾼들이 죽인 동물들에게 용서를 빌면서 복수를 삼갈 것을 기원하기도 했고, 어떤 수렵 부족들은 잡은 동물들의 고기를 먹고나서 뼈를 모아 다시 원래의 형태로 짜맞추어놓기도 했고, 심지어는 자신들의 존경심과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인간에게 하는 것처럼 동물을 매장하기도 했다고 해요. 그런 소가.....”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하림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런 소가 지금은 단지 고기로 전락하고 말았어요. 사람들은 단지 보다 맛있고 연한 고기를 얻기 위해 소를 기를 뿐이죠. 제르미 레프킨은 그 책에서 말했어요. ... 현대의 쇠고기는 실용주의의 문화적 특성에 대한 살아있는 표본이나 마찬가지이다. 그 동물의 영혼은 탄생 직후부터 무자비하게 억압되거나 말살당한다. 뿔은 제거되고 거세되고, 호르몬과 항생제가 투약되고, 살충제가 뿌려지고 시멘트 판에 올려진다. 또한 적절한 몸무게가 될 때까지 곡물, 톱밥, 찌꺼기, 오물을 먹으며, 트럭을 타고 자동화된 도살장으로 운송되어 그곳에서 콘베이어 벨트에 올라 도살된다. 각 부분은 순식간에 해체되어 원래의 피조물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인간에게 유용한 생산물과 부산물로 합쳐지고, 형태를 이루고, 새롭게 상품으로 개조된다. 그랬어요. 그는 분명히 말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쇠고기를 가지고 요리사와 탈렌트는 텔레비전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더 보기 좋게 먹을까를 온갖 고상한 포즈와 우아한 말투로 내뱉죠. ‘잘 먹고 잘 사는 법’ 이라는 교활한 구호가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들의 탐욕을 부추기죠. 광우병에 걸린 소가 비틀거리며 미쳐 죽어가도 탐욕스런 인간들의 관심은 오직 그 병이 자기들에게 옮기느냐, 마느냐 뿐이죠.”


그는 하림의 눈을 쳐다보았다. 반백의 머리칼임에도 불구하고 눈은 마치 젊은이처럼 광채를 띄었다.
“광우병 촛불 시위....? 흥. 하지만 그게 어떻게 되었나요?”
그는 냉소라도 치듯 말했다.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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