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인사제도 조정을 검토 중이다. 코레일은 인사 규정에는 고과에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7급으로 입사해 3급까지 승진할 수 있게 돼있다. 국토부는 만성 적자인 코레일이 일반 공기업과 형평에 맞지 않은 인사제도로 기강해이 논란까지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 노조는 노사 협약사항인 인사제도에 대해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개입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일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 자동승진제를 조정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며 "노사간 협약 사항이지만 신임 사장이 잘 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코레일 인사제도 상 자동승진 조건을 3급에서 5급으로 낮추는 방안을 대안으로 논의 중이다.
국토부가 코레일 인사제도 손질에 나선 이유는 최근 대구 철도 사건으로 불거진 기강해이 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또 최대 2단계까지 자동승진이 가능한 다른 공기업과 달리 코레일은 4단계까지 인사고과와 관계없이 승진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동 승진인사제도를 통해 능력과 관계없이 3급까지 자동 승진을 하면 누가 책임있게 일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문제는 노사 협의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자동승진제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 노조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코레일 노조 관계자는 "인사문제는 노사간 단체협약사항"이라며 "정부가 직접 개입해 관리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인사문제까지 걸고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사규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코레일 사측과 노조가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코레일 노조가 자동승진제 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2010년에도 사측은 단체협약에서 자동승진제 폐지문제를 꺼냈지만 노조가 파업까지 강행하면서 강하게 반발, 무산된 바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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