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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지푸라기도 안 잡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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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동양그룹이 주요 계열사 3곳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양마저 법정관리행을 택한 데 대해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이미 자본잠식 상태여서 시장에서도 법정관리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동양의 경우 재무구조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아직 자본잠식에 빠지지는 않은 데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다.

㈜동양의 경우 다른 두 곳과 달리 1금융권인 산업은행과 거래관계도 있다. 법정관리가 아니라 채권단 협의를 통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택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도 ㈜동양이 법정관리를 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불과 며칠 전까지 ㈜동양의 회사채를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기도 했다. 만기까지 며칠만 버티면 원금은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동양은 예상과 달리 법정관리행을 택했고 투자금을 날리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지난달 30일 ㈜동양과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의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동양의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양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딱히 지원 요청이 온 것은 없다"며 "회사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동양그룹 계열사 중 거래관계가 있는 ㈜동양과 동양시멘트의 경우 지원 요청이 온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동양그룹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까지 산업은행 측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은행권 여신이 거의 없어 지원이 불가능하지만 ㈜동양은 그렇지 않았는데 동양그룹은 지원 요청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동양이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해도 유동성 위기를 넘긴다는 보장은 없다. 은행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은행과 어떤 협의나 워크아웃 시도도 없이 법정관리행을 택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현 회장 등 동양그룹 경영진이 무사안일하게 대처한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살리려고 노력했다면 ㈜동양이 법정관리를 가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으면서도 주요 사업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정작 실행을 미룬 현재현 회장의 경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양그룹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시장성자금인 회사채와 CP를 수시로 발행해 돌려막기를 해왔다. 그러다 보니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영업이익의 10배가 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폭탄을 돌리고 돌리다 결국 터져 버린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사실상 방관해 온 금융당국 등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동양그룹은 주채무계열이 아니어서 금융권 관리대상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당국은 동양그룹이 계열 금융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회사채 및 CP를 판매하며 폭탄 돌리기를 연명할 수 있도록 해줬다. 당초 지난 4월부터 증권사 창구에서 계열사 투자부적격 회사채 및 CP를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을 고쳤으나 시행을 6개월간 유예해줬기 때문이다. 결국 그동안 추가로 발행된 동양그룹 회사채·CP에 투자한 개인들의 피해만 늘어나게 됐다.


한편 이날 동양네트웍스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간전자상거래 및 유통업과 시스템통합(SI) 서비스업 등을 하는 동양네트웍스는 주로 동양그룹 계열사 물량을 받아 사업을 영위해 왔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121억원과 1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그룹 내 계열사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해 기존 3개사에 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점쳐졌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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