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엔은 27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열어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미국 등이 줄곧 주장해온 군사개입에 제한 조항을 달아 사실상 군사개입이 불가능해졌다.
유엔은 이날 저녁 안보리 15개 이사국 회의를 열어 내년 6월까지 시리아 내에 있는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반대 없이 채택했다. 표결에는 우리나라도 참여했다.
결의안은 채택 뒤 10일 내에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역할에 대한 권고안을 안보리에 제출하고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30일 이내에 이행 점검사항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시리아가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개입까지 허용하는 유엔헌장 7장에 따른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군사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미국과 러시아 등 안보리의 추가 논의와 결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러시아가 군사개입을 허용하는 추가 결의에 찬성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최악의 경우에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폐기하지 않더라도 군사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아울러 결의안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연합(EU) 등이 일관되게 촉구해온 화학무기 사용주체의 책임·처벌 관련 내용도 빠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주체를 확정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자는 방안도 실행이 불가능해졌다.
결의안에 따라 OPCW는 이르면 내달 1일부터 시리아 내 화학무기 점검에 착수해 10월말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화학무기 폐기 이행을 서두르기 위해 오는 11월 '시리아 평화 회담'을 열자고 안보리에 제안했다. 이 회담을 통해 화학무기 폐기 실행가능성을 높이고 속도를 내자는 것이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대 상임이사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10개의 비상임이사국이 참여해 표결했다. 다른 회원국들은 옵서버 자격으로 회의를 참관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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