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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서남수 장관 앞에 놓인 난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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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서남수 장관 앞에 놓인 난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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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3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6층 교육부 장관 집무실에도 시험지가 배달됐다. 수험생은 서남수 장관, 출제진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고 시험문제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 기술하시오"였다. 난이도는 최고등급이다.


서 장관의 집무실에는 이 시험지 말고도 초중고, 대학, 교원단체, 정치권 등에서 보낸 시험지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문제들은 모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가 내놓은 각종 정책과 법, 제도개편안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정말로 서 장관에게 시험지가 배달됐다는 말은 아니다. 그만큼 최근 교육부와 관련된 현안들이 각계에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커지고 있고 교육당국의 해법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는 국론분열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교과서는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의를 통과한 직후 일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진보진영에서 역사적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논란은 정치권, 시민단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야당과 진보시민단체들은 검정합격 취소와 서 장관 사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지역 5ㆍ18 왜곡대책위원회는 "자랑스러운 5ㆍ18 민주화운동과 독립운동 등 우리 역사를 왜곡했다"며 광복회, 4ㆍ19 혁명단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YMCA, YWCA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검정취소 등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교과서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상태다. 국사편찬위가 교과서 견본열람을 허용해 열람이 이뤄지면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교학사 교과서는 이달중 검정심의를 통과한 나머지 교과서들과 함께 각 학교에 전시돼 학교별 채택과정을 거친 뒤 내년 3월부터 일선 고교에서 사용된다.


교육부로서는 당초 일정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검정을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고비를 넘겨 학교별 채택과정을 시작할 경우에는 지금과 같은 격돌이 학생들의 수업현장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채택은 교육부가 과감히 결정을 내렸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서남수 장관에 주어진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공식 발표를 일주일이나 연기하고 내놓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대해서는 MB표 교육정책 지우기라거나 교육제도를 너무 자주 바꿔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쟁점마다 찬성과 반대가 명확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사고 학부모들이 교육부에 반기를 들었다. 법원의 '기성회비 반환' 판결을 앞세워 국ㆍ공립대 기성회비 인하를 유도하는 것도 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고 대학들의 반발만 커지고 있다. 어느것 하나 쉬운 문제가 없고 장관 혼자 풀 문제도 아니다.


서 장관은 교육부 공무원 출신 첫 장관이고 교수,대학총장을 모두 거쳐 봤다. 경륜과 전문성은 입증받은 듯하다. 야당과 진보 쪽 시선도 나쁘지 않다. 스펙과 성적으로는 1등급 수험생인 서 장관이 안팎의 난제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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