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자라, 에잇세컨즈, 유니클로 등 국내 패션시장 내 SPA 브랜드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국내 패션업체들의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진흙탕에 빠진 의류주 속에서도 진주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7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에서 SPA 브랜드 점유율은 2008년 1.9%에서 지난해 6.7%로 연평균 성장률이 50%에 달한다. 앞으로도 SPA 브랜드들의 점유율 확대는 계속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SPA 브랜드로 의류 가격이 낮아지는 혜택을 계속 향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의류업체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중에서도 유통채널과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가격은 고가, 대중화되지 않은 유니크한 컨셉이 있는 브랜드)를 확보한 의류주들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도 SPA 브랜드를 내놓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SPA 브랜드와 견주기에는 체력이 부족하다"며 "국내 소비경기 침체로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실적 바닥 다지기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소비경기 회복시 실적 개선폭이 클 업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브랜드 확장이 필요한데 이는 유통채널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 SPA 외에 최근 성장하고 있는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연구원은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업체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을 꼽았다.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전개 능력이 어느 곳보다 뛰어나고 이 브랜드들을 출점할 수 있는 유통채널도 보유하고 있다"며 "코치 등 브랜드 철수에 따른 부담이 하반기부터 완화되면 3분기부터 실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섬에 대해서는 수입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고 있고 유통회사인 현대백화점을 모회사로 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지방시와 셀린드 브랜드 철수에 따른 부담이 하반기부터 완화되고 지난해 4분기 일회성 재고 처분손실도 반영됐다는 점에서 실적 완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에서 올 상반기까지 패션 브랜드 업체 실적 하락폭이 가장 컸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점진적 개선을 보이는 업체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심리지수와 경기선행지수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본격적인 판매가 더해지면 바닥다지기를 넘어 추가 실적 개선도 기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