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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사회 흔드는 보험사기<上>] 공짜 보험금, 한해 4533억 줄줄 샌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적발금액 5년새 2배 늘어..연루된 사람만 8만3000여 명
갈수록 치밀해지는 수법에 가입자 보험료 인상 덤터기만


보험범죄(보험사기)가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ㆍ조직화되고 있다. 특히 보험사기는 금전적 피해를 넘어 경제 사회의 근간인 '신뢰'마저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근절돼야 할 사회악으로 꼽힌다. 아시아경제는 총 3회에 걸쳐 보험사기의 심각성을 짚어보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 암수술을 받은 후 시내 모 병원에서 후속 치료를 받던 A씨(47ㆍ남). 그는 통원치료를 다녔지만 보험금을 노리고 병원과 짜고 병원에 입원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10개 보험 상품에서 모두 1억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A씨는 지금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2. 보험설계사 경험이 있는 무속인 B씨(26ㆍ여). 그는 지난해 9월 평소 알고 지내던 C씨(35ㆍ여)에게 독초로 달인 물을 몸에 좋다며 속이고 지속적으로 마시도록 해 한 달 뒤 그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B씨는 사건 발생 전 C씨를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C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 수익자를 본인 이름으로 바꿔 보험금 28억원을 챙겼다.

보험사기에 지급된 보험금과 연루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4533억원으로, 2007년(2045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총액이 29조248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5%는 '공짜'로 새나갔다는 얘기다. 이 기간 동안 보험사기 연루자는 3만922명에서 8만3181명으로 2.7배 증가했다.


[신뢰사회 흔드는 보험사기<上>] 공짜 보험금, 한해 4533억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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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허위ㆍ과다 입원, 사고내용 조작과 자살ㆍ자해, 상해ㆍ살인, 방화 등 강력범죄를 악용한 보험사기도 2.3%(1925명)를 차지해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의 수법이 나날이 흉포화ㆍ지능화ㆍ조직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험사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범죄 증가 뿐 아니라 선량한 보험가입자까지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보험사기로 1년간 새 나가는 보험료가 3조4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기로 가구당 20만원, 1인당 7만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금 누수가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보험범죄가 악성범죄로 분류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경제 사회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은 리스크 관리의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사기가 만연하다 보면 불필요한 비용이 소요돼 제도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 소비자들이 보험을 들 때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보험사들의 심의도 더욱 깐깐해져 보험이 꼭 필요한 사람조차도 가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보험금을 지급할때 선량한 소비자들까지 무리한 조사가 뒤따를 수 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사기가 갈수록 치밀해져 범죄를 입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보험사기가 만연하다보면 (보험)제도 자체가 매끄럽지 못하게 돌아갈 소지가 크고, 이는 곧 선량한 피해자들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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