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에 이어 회신문도 '전향적'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은 8일 "남북이 함께 노력해 7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남측의 통지문을 잘 받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담은 회신문을 보내왔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오전 통일부는 '14일 7차 회담' 제의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판문점 연락채널로 북측에 공식 통보했다.
북한이 회신문을 전달하면서까지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날에도 북한은 오랜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개성공단 사태 해결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7차 실무회담을 14일 열자고 제의하면서 다가오는 '8·15 광복절'을 전후해 우리측과 합의를 이루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남북이 모두 의미를 부여하는 날인 8·15를 거론하며 우리측에 자신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면서 "또 19일부터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되면 개성공단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그 이전에 실무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조평통 담화는 ▲지난 4월 8일 선포한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남측 입주기업의 출입을 전면 허용하고 ▲북측 근로자의 정상출근을 보장하고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을 담보하며 기업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고 교수는 "북한이 책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거의 모든 것을 내어놓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지금 모습으로 봐서는 7차 회담에서 우리측 요구에 한 발짝 다가서지 않을까 싶다"며 "북한이 아마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핵심 쟁점인 '재발방지 보장'에 대해 남북 간 의견 차가 여전히 커 실무회담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통일부는 8일부터 7차 회담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전날 북한의 회담 제의에 휴가 도중 복귀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상 출근해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회담 대응책을 논의했다.
통일부는 실무회담 재개와는 별개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신청한 남북경협보험금 수령은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지급 첫날인 이날 신청대상인 109개사 가운데 2개사가 55억원의 보험금을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급받았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