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공식 사과하고 보증기간 연장해도 고객들 '시큰둥'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가 물새는 싼타페, 일명 '수(水)타페' 논란에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내며 대응하고 나섰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건에 대해 공식 사과까지 하는 등 그간 업계의 행보와 달리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현대차는 최근 싼타페 등 일부 차종에서 발생한 누수 건에 대해 지난 1일 공식자료를 통한 사과와 함께 보증수리 기간 연장조치를 발표했다. 지난달 16일부터 무상수리를 시작한 데 이은 2차적 조치다.
현대차는 "불편을 겪은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상수리 조치를 통해 고객분들의 불편함을 신속히 해결하고, 보증수리 기간을 연장해 적극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자동차업계는 차량 누수 건이 발생할 경우 고객 신고를 접수해 무상수리로만 대응해왔다. 공식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히는 것도 처음이다.
현대차는 싼타페가 브랜드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만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경영진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대응을 결정했다. 이는 현대차가 올해 목표로 삼은 '고객 밀착 서비스 강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대차가 밝힌 무상수리 및 보증기간 연장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대차는 이번 누수 건이 차체 판낼 이음부의 실링 처리가 미흡함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해당 부위에 실러를 추가 도포키로 했다. 한 현대차 싼타페 고객은 "물이 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위에 실리콘을 발라주는 것을 조치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고객 역시 "부식 문제로 중고차 값이 떨어질 텐데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 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미 물이 침투된 차량의 경우 부식 문제는 물론, 전자기기 결함 등 2차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해당 차량이 지난해 출시된 신차임을 감안할 때,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 등의 피해도 고스란히 고객들의 부담이 된다.
현대차는 난감한 모습이다.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감안하고도 그간 업계가 취해온 통상적인 대응과 달리 이례적으로 2차 조치를 취하는 등의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보증기간 연장 조치는 향후 재발 등 추가 문제가 있을 경우 보증을 확실히 약속하는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리콜 요청에 대해서는 "누수 건이 차량 구조적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리콜과는 대응이 다르다"며 "고객들의 지적을 수용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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