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지평연구소 "일부만 회수, 정부 방조에 세금 낭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이명박 정부의 4대강 부실감사와 건설사 담합 비리가 불거진 가운데 이번에는 새만금 보강공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새만금 2호 방조제 보강공사에 부풀린 공사비가 지급되고 정부가 이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생태지평연구소는 24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건설의 부풀린 보강공사비 74억2800만원(또는 63억7400만원)의 일부인 15억9530만원만 정부가 회수해 H건설에 58억3270만원(또는 47억7870만원) 부당이득을 챙겨줬다"고 주장했다.
H건설의 부풀린 공사비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묵인·방조했고 감사원의 부실감사로 이어지면서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2호 방조제 보강공사는 지난 2011~2012년 새만금 제 2공구 방조제 끝 부문에서 해수가 흐르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추가로 진행된 공사이다. 농어촌공사는 보강공사를 새로 발주하지 않고 기존 시공사인 H건설에 맡겼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H건설이 관련 보강공사 설계를 변경하면서 추가로 303억 원 비용을 요구한 것. 그러나 감사원은 보강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농어촌공사에 원가검토를 다시 하라고 지시했고 농어촌공사는 지난 2011년 1월과 2월 두 차례 원가계산용역기관(인하대)과 한국원가공학회(계약원가연구소)에 원가검토를 의뢰했다.
원가 산정결과 원가공학회는 H건설 공사비가 실제 공사원가보다 74억2800만원, 인하대 원가계산결과에서도 실제 공사원가보다 63억7400만원 부풀려졌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에 감사원은 '시정' 사항으로 감사결과에 근거해 파일연결 용접비 과대계상 약 2억원만 회수했고 나머지 과대산정된 것에 대해서는 농어촌공사 스스로 회수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 처분했다. 농어촌공사는 이에 따라 2012년6월 H건설이 건국대에 의뢰한 원가검토 결과를 근거로 15억9530만원만 회수하는 데 그쳤다. 건국대가 내놓은 원가검토 결과에서는 약 7억원 정도가 과대 계산됐다는 것으로 나왔다.
농어촌공사 측은 "인하대와 원가공학회에서 내놓은 원가검토 결과는 사후정산시스템으로 계산했고 법정공휴일, 준비작업 시간 등을 제외하면서 실제 작업일수 405일을 270여일로 계산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며 "건국대가 내놓은 원가검토가 현실적이라고 판단했고 이를 준용해 15억원 회수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생태지평연구소는 "농어촌공사는 감사원의 의뢰결과를 집행하지 않고 15억9530만원 만 회수해 H건설에게 49억~59억원의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생태지평연구소는 농어촌공사는 감사원의 원가계산 내용을 무시했고 H건설에 대한 특혜 부문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장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측은 "기자회견 등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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