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9월 위원회가 세워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공단 설립 준비가 가능하다.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의 출범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사진)이 느림보 걸음을 걷고 있어 공단 설립에 파행이 예상 된다.
출범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구체적인 실행 동력이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준비된 건 딱히 없어 막판 벼락치기 준비로 부실 조직 탄생이 우려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소진공 설립 준비는 중기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하 소공원)이 주도하고 시장경영진흥원(시경원)이 협력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를 관리ㆍ감독한다.
중기청은 소공원이 지난 1월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미래전략 태스크포스(TF) 팀을 지난 4월 공단설립 TF팀으로 발전시켜 운영하고 있다. 중기청 소상공인 정책과 관계자는 "TF팀이 9월 공단설립위원회가 발족하기 전 공단 설립에 필요한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공단의 목표, 직제, 성격 등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실무진에선 중기청과 엇박자의 목소리가 나온다. TF팀이 뚜렷한 역할이 없다는 것. TF팀 한 관계자는 "현재 이렇다 할 업무는 없다"며 "공단설립준비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큰 틀이 나오지 지금은 이전에 통합한 기관들의 사례를 찾아보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공단 설립을 주도해야할 중기청이 업무를 산하기관에 맡긴 것에 더해 관리까지 느슨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애초 중기청이 업무를 맡길 때부터 일을 제대로 못 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다. 단적으로 총 인원 7명인 TF팀이 소공원과 시경원 총 400여명 규모의 조직을 파악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9월 공단설립준비위원회가 발족하더라도 공단 설립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당장 두 기관이 같이 써야할 사옥을 마련해야 하고 기관장 인선과 함께 직제를 개편해야 한다. 이 외에도 준비위원회가 할 일은 쌓여있다. 모든 일은 공단 출범일인 내년 1월1일 전 3개월 내 벼락치기로 끝내야 한다. 업계에서 부실 조직의 탄생을 우려하는 이유다.
소공원의 설치는 박근혜 정부가 인수위 시절부터 강조한 소기업ㆍ소상공인 육성 정책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지난 4월엔 출범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새 정부 임기 5년 간 약 10조원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운용하게 됐다.
그러나 공단 설립 초기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ㆍ소상공인의 기대감이 위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에 앞장서야 할 중기청이 뒷짐만 지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늑장을 부리다가 막판에 서두르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