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경제를 희생시켜 국수적인 의제를 추진해 간다면 정치·경제적 모멘텀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샤니엘 람지 글로벌 멀티에셋그룹 펀드매니저는 7일 일본의 아베 총리가 경제를 볼모로 한 방향으로 쏠린 '편식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샤니엘 람지 매니저는 "오는 21일 치뤄질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가 승리를 거두면 2016년까지 선거를 통한 심판이 없어 향후 3년간은 계획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며 이 때 추진될 정책적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승리로 정치적으로 보다 힘을 얻은 아베 정부가 과감한 경제 구조개혁을 실행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전례없는 속도를 내고 있는 경제개혁에서 실패할 경우 일본 전체의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경제정책 못지 않게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자위권 관련 헌법 개정 등의 움직임은 중국을 포함한 태평양권 국가들 사이에서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이것이 다시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엔저 정책을 미국이 침묵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포함해 정부의 환율 개입에 부정적 의사를 표시해왔던 미국이 이번 일본의 엔화 약세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미국이 일본의 정책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냉각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중국 인민화는 반대로 평가 절상돼 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절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을 지향하는 최근의 일본의 의지는 고무적이고, 정치적 힘을 이용해 과감한 경제 구조개혁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아베 스스로 과거의 실패를 또 다시 반복할 우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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