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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추신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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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추신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①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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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는 자유계약선수(FA)를 앞뒀다. 성적은 훌륭하다. 4일(한국시간)까지 81경기에서 타율 0.269 12홈런 81안타 OPS 0.878을 기록했다. 타율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출루율은 무려 0.420이다. 올 시즌 25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3위다. 30개 구단 선두 타자 가운데선 1위다. 테이블세터의 미덕은 잦은 출루로 클린업트리오에 타점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추신수의 가치는 분명 돋보인다.

범위를 5년으로 넓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추신수는 2009년부터 타율 0.286 출루율 0.388 장타율 0.458의 성적을 남겼다. 같은 기간 2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타율 0.280 출루율 0.380 장타율 0.45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 미구엘 카브레라, 프린스 필더(이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조 마우어(미네소타 트윈스), 애드리안 곤잘레스(로스엔젤레스 다저스),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 앨버트 푸홀스(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 매트 홀리데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다. 이 기간 추신수는 17.1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를 창출했다. 전체 메이저리거 가운데 21위다.


이쯤 되면 FA 대박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실제로 현지 관계자들은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가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에 6~8년의 계약기간을 제시할 것이라 추측한다. 메이저리그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린단 점을 감안하면 예측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선이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는 건 아니다. 세 가지 약점을 간과할 수 없다. ▲왼손 투수와의 대결에서 드러나는 지속적인 약세 ▲최악에 가까운 수비 ▲30대 중반을 앞둔 동양인 야수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남긴 경우가 드물단 점이다.

왼손 투수에 막히는 3할 타율


추신수는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152 OPS 0.491을 남기고 있다. 오른손 투수와의 대결에서 기록한 타율 0.327 OPS 1.067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선구안의 문제는 아니다. 추신수는 왼손 투수와의 대결에서 타석의 15.7%를 볼넷으로 출루한다. 출루율은 0.309다. 약점은 좀처럼 장타를 만들지 못한다는데 있다. 안타의 대부분은 단타다. 추신수의 왼손 투수 상대 장타율은 0.182다.


[김성훈의 X-파일]추신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① 추신수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왼손 투수들이 추신수를 상대할 때 투구패턴은 대동소이하다. 몸 쪽으로 직구를 붙여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뒤 바깥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와 직구를 승부구로 가져간다. 일반적으로 왼손투수들은 왼, 오른손타자 구분 없이 볼 배합의 80% 이상을 바깥으로 가져간다. 타자의 눈에서 먼 쪽으로 던질 때 왼손투수의 생소함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땐 더더욱 그렇다. 대다수 왼손투수들은 투구 판의 1루 방향 끝을 밟고 던지는데 이때 왼손 타자의 바깥으로 향하는 공은 타자에게 한없이 멀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준다. 반대로 왼손 타자의 몸 쪽 공략에선 어려움을 느낀다. 공의 각이 밋밋하고 힘을 쓰는 방향과 반대이다 보니 정확하게 제구를 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왼손 투수들은 추신수와의 대결에서 과감하게 몸 쪽 직구를 던진다. 추신수가 이 공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공포의 뿌리는 2011년 6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신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조나단 산체스(다저스)의 시속 143km 몸 쪽 공에 왼 손가락을 맞았다. 골절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그는 이후 무려 48일을 결장했다. 그 뒤로 왼손 투수들이 초구로 몸 쪽 직구를 던지는 비율은 급격히 높아졌다. 올 시즌 추신수를 상대하는 왼손투수들은 직구(포심, 투심, 싱커, 커터)의 24.5%를 몸 쪽 존안으로 던진다. 존을 살짝 벗어나는 위협구에 가까운 볼도 16.5%나 된다. 자연스레 생긴 트라우마는 효과적인 타격을 방해한다. 가운데로 몰린 23.4%의 직구를 놓칠 정도다. 올 시즌 추신수가 왼손 투수의 직구를 안타로 연결한 경우는 여덟 번뿐이다. 그나마 한가운데 낮은 코스(4타수 3안타)와 바깥쪽 중간 코스(2타수 1안타)의 공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왼손 투수들은 몸 쪽 직구를 던진 뒤 바깥으로 떨어지는 브레이킹 볼(슬라이더, 커브)을 승부구로 많이 던진다. 상대 포수들은 브레이킹 볼을 주문할 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요구하지 않는다. 존의 낮은 쪽에 살짝 걸치거나 존에서 빠져나가는 공을 원한다. 올 시즌 왼손 투수들은 브레이킹 볼의 34.5%를 존의 낮은 코스에 걸친다. 바깥쪽 존을 벗어난 브레이킹 볼의 비율은 무려 46%다. 그러다보니 인플레이 된 타구의 59.2%는 땅볼타구로 연결된다.


[김성훈의 X-파일]추신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①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대부분의 왼손 타자들은 왼손 투수에 약하다. 추신수도 예외는 아니다. 통산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0.239다. 2012년 이후로는 0.184다. 이는 같은 기간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7을 뽐내면서도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한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낮은 타율에 장타마저 기대하기 힘든 선수에게 대박을 안겨줄 구단은 그리 많지 않다.


최악에 가까운 수비


그간 추신수는 지속적으로 수비력을 지적받았다. 최고 시속 153km를 던졌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를 앞세워 통산 5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이를 제외한 수비지표에선 매번 리그 하위권을 맴돌았다. 특히 적잖은 전문가들은 타구 판단에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글쓴이는 투수 출신인 추신수가 20세에 뒤늦게 외야수로 전업해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수비능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얼티밋 존 레이팅(UZR)과 런 세이브(DRS)다. UZR은 얼마나 넓은 범위에서 얼마만큼의 수비가치를 창출했는가를 보여준다. 반면 런 세이브는 타구가 오는 길목을 지키는 수비위치와 상대 득점을 최소화시키는 송구능력, 안타허용 시 빠른 타구처리 등을 알려준다. 추신수의 통산 UZR과 DRS는 각각 -14.1과 -5다. 수치는 모두 지난 시즌부터 리그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UZR -16.7, DRS -12로 합계 -28.7을 남겼다. UZR 수치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꼴지 바로 앞에 위치했다. DRS도 끝에서 열세 번째였다. UZR과 DRS를 합산한 지표에서 추신수보다 나쁜 성적을 남긴 건 세 명뿐이었다. 리키 윅스(-48, 밀워키 브루어스), 데릭 지터(-33.2, 뉴욕 양키스), 호세 알투베(-31.4, 휴스턴 에스트로스)다.


[김성훈의 X-파일]추신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①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60 밑의 UZR과 DRS 합산 수치는 새벽 4시 편의점에 라면을 사러가는 은퇴선수가 다시 야구를 시작할 때나 나올 수 있다. 그렇게 형편없는 수비를 보여준 야수가 빅리그엔 세 명 정도 있었다. 브래드 하우프(-64.1, 2008년 콜로라도 로키스), 맷 캠프(-62.8, 2010년 다저스), 라이언 브론(-60.5, 2007년 밀워키)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UZR -8.6, DRS -11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페이스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UZR -17.5, DRS -21.9을 남기게 된다. 합계로는 -39.4다. 낯선 중견수를 소화한단 점을 감안해도 매우 처참한 수치다. 문제는 하락세가 2년째 계속된단 점이다. 물론 30개 구단들은 FA 시장에 나온 그를 우익수로 볼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비력으론 우익수를 본다 해도 UZR과 DRS의 합계가 -30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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