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X30 지수 7.3% 폭등..내전 가능성·유동성 위기감 여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집트 군부가 첫 민선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한 것을 시장은 일단 반겼다.
이집트 주식시장은 1년만에 최대폭 폭등했고 국채 금리는 급락해 이집트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 증권거래소의 EGX30 지수는 4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363.48포인트(7.31%) 폭등한 5334.54로 거래를 마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상당 수 종목들이 가격제한폭인 10% 상승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안정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투자은행 EFG 헤르메스 줄리안 브루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집트 역내 투자자들이 무르시 축출이라는 결과에 환호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일단 다음달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제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이집트 경제는 악화일로다.
이집트의 실업률은 13%를 기록 중이며 특히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82%에 이른다. 2007년만 해도 7%를 넘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대로 뚝 떨어졌다.
유엔은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이집트 인구 비율이 2009년 14%에서 현재 17%로 는 것으로 추산했다.
유동성 위기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전 300억달러였던 이집트 정부 부채는 현재 400억달러로 늘었다.
이집트는 지난해 11월 국제통화기금(IMF)과 48억달러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정국 혼란으로 비준을 하지 못 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향후 18개월 동안 이집트에 33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랍 국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6개월 이내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르시 대통령 축출이 오히려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최대 변수다.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었던 무슬림 형제단은 이번 군부의 무르시 축출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저항을 선언했다.
이 때문에 군부와 무슬림 형제단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정면으로 충돌,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집트 군부는 모함메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을 체포하고 지도부 인사 200여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형제단의 저항을 조기에 진압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형제단의 더 큰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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