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여의도 KT빌딩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우리 기업들의 국내경제 탈출 가능성과 그 대책을 논하는 '경제 엑소더스 가능성 및 대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박호환 아주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현진권 한국재정학회장, 이만우 고려대 교수, 전삼현 숭실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실장, 이승길 아주대 교수, 김정호 연세대 교수가 패널로 참가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인사말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제도적 측면, 요소비용 측면, 사회분위기 측면 모두에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도적 측면의 어려움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증세 논의, 과도한 기업규제 부담이며 요소비용 측면의 어려움은 생산성 대비 높은 요소비용과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등 기업에게 비용 부담이 되는 각종 입법, 사회분위기 측면의 어려움은 우리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반시장정서"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참가한 패널들은 기업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 부담 등이 지속될 경우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곧 국내 산업의 생산과 국민소득의 감소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제조업의 해외이전은 기술공동화는 물론 이로 인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널들은 우리 기업의 해외이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이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확신위에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자유롭게 보장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불공정행위 등 경제행위의 반칙에 대해서는 엄정한 규율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사전적 규제로 인해 기업들의 경제행위 자체가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과 기업가를 존중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호환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고용노동환경 및 사업여건 비교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이전 이유를 진단했다. 박 교수는 "베트남의 월평균 인건비는 180달러로 1990불인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고 법정근로시간, 비정규직 활용 등 노동규제 측면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 부담을 늘리자는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법인세 증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기업투자 감소 및 경제성장률 저하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실장은 생산성 대비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생산요소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변 실장은 2011년 기준 1인당 총국민소득(GNI)를 감안한 우리나라 제조업 시간당 임금 12위로 일본(19위), 스위스(20위), 미국(22위), 대만(31위)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현재 미국 대비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은 65.9%, 서비스업은 48.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측면에서 경직적 노사관계 개선과 반시장 정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규제, 법인세 증세 우려, 노동법규, 땅값, 전력, 인건비, 세금, 물류비, 기업에 대한 비우호적 사회 분위기 등 9중고(九重苦)에 직면했다"며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만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등 거꾸로 가는 노동입법 정책으로 기업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문제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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