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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 두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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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대응책 없어 망연자실...해외로 생산기지 이전 검토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정부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

12일 예정된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되자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할말을 잃었다. 최악의 상황인 개성공단 완전폐쇄에 대한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회담 재개 촉구 외에 뾰족한 대응책도 없어 망연자실하고 있다. 전날까지 생산 가동준비를 위한 설비팀과 주재원 파견 준비에 바빴던 섬유업체 A사 대표는 "개성 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하고 여태껏 기다려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 할 말이 없다"며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부품업체 B사 대표도 "내일이라도 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리길 기대할 뿐"이라며 "남북 정부가 한발씩 양보해줬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 입주기업에 대한 피해보상ㆍ지원 요구 등을 논의했던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대책회의 일정조차 못 세우며 당황해 하긴 마찬가지다. 한재권 위원장은 "(정상화에 대한)기대감이 컸는데 안타깝다"며 "현재로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남북당국회담 무산으로 개성공단 완전폐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해외생산기지로 이전을 검토하는 입주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개성공단 사태는 지난 4월3일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조치로 촉발된 뒤 6일 후 북한 측의 근로자 전원철수, 5월3일 우리 측 인원의 전원 귀환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잠정폐쇄됐다. 이 같은 상황이 장마철까지 이어진다면 입주업체 설비 등이 녹슬게 돼 재가동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개성공단 가동의 마지막 희망과 같았던 남북당국 회담 무산 소식에 개성을 포기하고 해외 이전을 검토해야겠다는 반응이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미 입주기업 123곳 가운데 바이어 요청으로 해외 이전을 결정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류업체 C사도 이날 해외 생산기지 이전에 대한 회의를 했다. C사 대표는 "개성 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하고 여지껏 기다려왔지만 이제는 해외 생산기지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바이어와의 신뢰문제가 있는데 마냥 남북 정부만 보고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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