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설비점검·제품출하 등 이유로 장마 전 통행재개 촉구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정부와 북한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장마 시작 전 입주기업들의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
9일 전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북측에 신속한 결단을 주문했다. 문 대표는 "장마를 넘기면 피해가 더욱 커진다"며 "그전에 문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장소로 정부가 제안한 판문점을 수용하면서 10일 13년 1개월 만에 판문점에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열리게 됐다. 회담 주요의제로 '개성공단 정상화'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돼 가동중단 60여일을 맞은 개성공단에도 새로운 국면이 찾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상태다.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져 좋을법도 하지만 입주기업들은 '언제' 개성공단이 열리느냐에 향후 경영이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마 전에 제품을 가져와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문 대표는 "장마가 지나고 통행이 재개된다면 안에 있는 제품 70~80%가 쓸모없어진다"며 "고스란히 입주기업들의 피해로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123개 입주기업 중 72개 기업이 섬유제조를 하고 있다. 계절을 앞서가는 섬유제조업의 특성상 지금 제품이 거래되지 않으면 앞으로 경영이 어려워진다. 문 대표는 "계절상품은 출하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가동에 들어가야 가을, 겨울 장사를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설비점검 문제 때문에도 빨리 통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60여일 간 멈춘 기계가 장마까지 보내면 부식이 더욱 심해져 교체비용이 상당할 것이란 의견이었다.
문 대표는 "섬유업종의 경우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일 정도 기계 설비 점검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계업종의 경우 이 보다 더 길어 하루빨리 설비점검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 대표는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중심으로 대표단 방북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지난 7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방북을 희망하는 기업 대표인 등의 수요를 조사하는 등 방북일정 조율에 나섰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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