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경제가 좋아질 때와 나빠질 때의 통화정책이 같을 수는 없다"면서 "그 효과 역시 줄어들기도, 증폭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알 수 없는 미래의 경제상황을 두고)말로는 미지의 영역으로 간다고 하지만, 뒤(과거)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해 나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고보면) 새로운 경제현상이라는 것도 새롭지 않을 수 있다"면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미래를 예측한다는 측면에서는 결국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많은 사례를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하루 전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달 금통위에서는 6대 1로 기준금리가 전격 인하됐다. 소수 의견을 낸 건 실명으로 '동결'을 주장한 문우식 위원이었다. 김 총재는 금통위 장악에 실패에 따른 리더십 위기와 '변심'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의식한듯 "정책의 비대칭성과 비선형성"을 말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나면 선진국의 성장이 제약을 받느냐'와 같은 문제를 두고 인과관계가 있느냐, 상관관계가 있느냐 논쟁이 벌어지듯 정책하는 사람들은 비대칭성, 비선형성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고 했다. 원인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아울러 "전 세계가 위기를 만나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기업의 저축이 늘어난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실물에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불확실성을 줄여야한다는 의견과 함께 중소기업으로 자금이 전달되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과 서영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오상봉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참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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