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MB "묘한 기름값" 발언 후 2년여만, SK에너지 1Q 휘·등·경 시장 점유율 29.9%로 추락
2008년 2월 인천정유 흡수합병 후 첫 20%대 점유율 기록
'국내사 손 비틀어 수입사 배 불렸다'는 지적…국내 정유 4사 점유율 동반 하락
국내 4대 정유회사 점유율도 모두 떨어졌으며, 그 자리를 수입사들이 메웠다. 국내 정유회사들에게 가격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한 채 안방을 일본 등의 업체에게 상당부분 내 준 꼴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회사 4개사의 점유율이 정부의 혼합판매와 전자상거래 정책 영향을 받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95.7%를 기록한 국내 정유회사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1분기말 기준 92.9%를 기록했다. SK에너지 29.9%, GS칼텍스 24.5%, 현대오일뱅크 21.9%, S-OIL 16.5% 순이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유 4사의 점유율은 2010년 98.1%, 2011년 97.7%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SK에너지의 지난 1분기 말 점유율 29.9%는 이 회사가 2008년 2월 인천정유를 흡수합병한 후 5년여만에 기록한 첫 20%대 기록이다. 2010년 35.8%의 점유율을 기록한 SK에너지는 2011년 34.8%, 2012년 32.4%로 뒷걸음쳤다.
올 들어서도 하락기조가 뚜렷하다. SK에너지의 월별 점유율은 1월 30.3%, 2월 29.4%, 3월 29.9%로 집계됐다. 반면 관세인하 3%, 분담금 인하,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은 수입사들의 점유율은 크게 늘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수입사들의 휘ㆍ등ㆍ경 시장 점유율은 7.1%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0년 1%대에 머물던 수입사들의 휘ㆍ등ㆍ경 시장 점유율은 2011년 2%대, 2012년 4%대를 기록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1월 6%, 2월 8%, 3월 7%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혼합판매 및 전자상거래 정책 도입 등의 여파로 최근 정유회사들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외국산 기름을 들여다 판매하는 수입사들의 점유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정유회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대한화학회장)는 "수입사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매국적 행위"라며 "국내 정유회사가 해외에서 경쟁하는 일본산 경유를 국내 도입하는 웃지 못 할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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