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0.90% 하락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 부진 및 중국의 경제성장률(7.7%) 예상치(8.0%) 하회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국내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 등이 겹치며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다. 이후 미국 주택 및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게 나타났지만, 한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경졍예산을 발표하면서 코스피는 강보합 마감했다. 주 중반 미국 경제지표 호조 및 국내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되며 상승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기업 실적 부진 및 유럽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 엔화 약세 등으로 코스피는 1900선 초반까지 하락했다. 주 후반 상승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지표 부진 및 국내기업 실적 우려가 이어지며 1900선을 소폭 웃돈채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1조35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753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은 27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좀처럼 상승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코스피 1900선이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기적인 관점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감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바닥에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좁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주는 한국 추경예산 국회심의, 국내 어닝시즌 절정, 북한 관련 주변국의 외교행보, 미국의 경제지표 및 애플·엑슨모빌 실적발표 등이 주요 변수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증시만의 악재는 그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국내증시 역시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으나, 미국 경기가 크게 우려할 만큼의 둔화를 나타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경우 최근 경기둔화 우려로 추가적인 통화정책과 긴축 완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PBR 1배에 대한 신뢰는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소재·산업재 등에 이어 자동차 업종 역시 엔화 약세 기조에 따른 부담 등이 작용하며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미국과 한국 증시 전체적인 상승탄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역시 지방정부 부채와 그림자 금융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국내증시 입장에서는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지표, 국내 기업이익의 신뢰도 확인과정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는 상존하나 추경 세출예산 증액 및 조기통과 가능성에 따른 국내 경기부양 기대, 낮아진 기업이익 컨센서스에 대한 충족 가능성 등을 통해 낙폭이 큰 국내 증시는 1900선에서 저점형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곽 팀장은 컨센서스 충족 가능성이 큰 IT와 관련 부품주에 대한 긍정적인 대응을 권했다. 엔화약세가 둔화될 경우 자동차 업종도 저가매수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미국의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비 3.0%(연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3월 지표 부진이 성장률 상승 제한 요인이지만 1분기 경기회복세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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