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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덜 풀린’ 서울시 도농 체험시설, 문 열면 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1초

전북 완주·강원 횡성 등에 서울시민 쉼터 조성
개장 임박 속 부지임대·조례 등 사전절차 여전히 ‘진행 중’
시민홍보도 부족… 도농 교류 활성화 실효 미지수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 된 서울시의 도농 교류 및 지역체험시설 조성사업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미비로 난관에 봉착했다. 이미 개장했거나 개장을 앞둔 시설들이 사전절차 미완과 정책대안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미진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지에도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이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건 지난해 2월이다. 전국 각지에 서울시민들을 위한 체험시설과 쉼터를 조성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궁극적으로는 도농간 교류 활성화와 상생 분위기 조성으로 서울과 지방 사이 격차를 줄인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8개월의 리모델링을 거쳐 이번 달 전북 완주군 한 보건지소가 숙박시설로 재탄생했고, 오는 6월에는 강원 횡성군의 폐교 월현분교 가족 체험시설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월현분교에는 2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야영장과 취사장, 세미나 및 동아리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제는 이런 구상과 달리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부대조건들 중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월현분교의 경우 개장이 채 한 달 반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시설조성을 위한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현재 횡성교육지원청 소유인 해당부지의 임대계약도 논의가 진행 중이고, 예산지원의 근거인 ‘서울특별시 가족자연체험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역시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실정이다. 또 향후 논란이 될 횡성군 지역주민들의 시설 이용여부는 당사자간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치밀한 사전준비 없이 당장 시설개장만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필요한 절차라는 게 있고 협의 중인 내용만 마무리되면 건축물을 새롭게 세우는 게 아닌만큼 공사에는 시일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당초 예정대로 6월 개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완주군에 들어선 숙박시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9월 개보수를 시작해 이번 달부터 운영에 들어갔지만 서울시 일부 공무원들이 현장답사차 시설을 찾은 것 말고 이렇다 할 서울시민들의 문의는 드문 실정이다. 서울시와 완주군이 공동으로 1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꾸렸지만 숙박 중심의 시설인 데다 다른 편의시설도 부족해 이곳까지 발길이 미칠지는 미지수다.


온라인 예약·결제시스템도 구축이 완료되지 않아 현재 예약은 전화로만, 결제는 현금을 통해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각 기관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청과 자치구 소식지 등으로 홍보수단이 부족한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완주군청 관계자는 “아직 시행초기이고 홍보 등 여러 인프라가 부족해 실효를 논하기에는 시조상조인 측면이 있다”며 “유휴공간을 새롭게 활용한다는 측면과 함께 이를 통한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도농간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수원, 순천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수원 화성 입장료 면제와 지난 20일 개막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홍보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고, 향후 이 같은 지역연계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민들이 지역여행과 체험활동을 하다 보면 주민들과도 친해지고 상생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강원지역과 다른 농·산촌에 이런 쉼터나 체험장 조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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