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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는 사람들]박신규 창비 문학담당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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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책을 지키는 사람들]박신규 창비 문학담당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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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주의는 창작과 비평사,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 실천문학사가 없으면 불가능했다'는 말이 있다. 그 맨 앞에 항상 '창비'가 있다. 1974년 창립 이래 50여년동안 창비는 책 지성과 양심에 가해진 폭력, 억압에 맞서며 온갖 탄압을 견뎌왔다.


따라서 창비는 우리 문학과 지성의 수난사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온 몸으로 막아서온 방파제다. 책이 수난받고, 표현과 양심이 박탈당한 시대에서 민족문학의 산실 역할을 했다. 이런 명맥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지식정보 사회의 새로운 문학을 선도하고 있다. 창비 내에서 '창비시선' 100여권, '만인보' 완간개정판 (고은, 전30권),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바리데기'(황석영),'도가니'(공지영), '핑퐁' (박민규) 등을 펴낸 문학부문 편집기획자 박신규(사진)를 만나 창비와 우리 시대 문학의 가능성을 모색해 본다.

- 창비의 출판정신은 무엇인가 ?
▲ '한결같은 새로움'이다. 한결같되 나날이 새롭고, 새롭되 중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음을 추구하며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창비는 80년대 폐간과 복간, 진보문인들의 잇단 구속과 박해, 금서 등 숱한 수난을 겪었다. 역경속에서도 창비가 여전히 오늘로 이어진 배경은 무엇인가 ?
▲ 수많은 작가, 예술인, 독자들이 창비의 출판정신과 시대정신을 지켜주고, 지지하고, 전폭적인 관심과 애정, 성원에 있다.

- 창비는 민족문학과 진보적 지식 등 우리 시대의 지성을 대표한다. 우리 사회에서 창비는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가 ?
▲ 단순하게 규정하긴 어렵다. 창비는 당대를 대표하고 시대정신을 올곧게 추구해가는 지성의 상징, 완성도 높은 문학의 상징으로 서 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창비는 두개의 바퀴로 굴러간다. '창작'과 '비평'이다. '창작'은 창의 상상력을 이끌어간다면 '비평'에서는 사회문화적 분석, 문제의식을 이끌어가는 바퀴다. 창비는 그런 역할과 전통을 지키는 곳이다.


- 파주로 이동한 10년동안 우리 사회는 지식정보사회로 이동해가고 있다. 이에 창비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 '지식정보사회'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시대는 공간의 제약에서 상당부분 자유로워졌다. 창비는 그동안 전자책 사업, 도서 앱 개발, 팟캐스트, SNS 운영 등 온라인 사업과 매체에서 선도적인 위치해 있다. 그러나 작가와 독자들의 직접적인 접촉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 마포 서교동에 '인문까페 창비'라는 공간을 따로 두고 있다. 여기서는 낭독회, 작가와의 만남 등 월 1, 2회 이상 정기적인 독자행사를 가진다.


- 이미 오래전부터 문학의 위기가 운위되고 있다. 독자도 문학과 멀어졌다. 이에 창비가 할 역할은 무엇인가?
▲ 그렇다. 문학의 위기에 대한 거론은 십년 전부터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엄마를 부탁해'가 200만부를 돌파하고, 사회적 이슈와 법제도 개선 등으로 이어진 '도가니'의 영향력을 볼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다만 문학시장과 독자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세태를 반영하고, 독자을 새로 견인할 수 있는 문학작품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다. 출판사뿐 아니라 작가들에게도 해당된다.


- 출판편집기획자로서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주목하는 작가와 작가 발굴은 어떻게 하는가?
▲ 월 1~2회 갖는 기획회의를 통해 지면 발표작들은 꼼꼼하게 검토하고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분석, 토론하면서 기획한다. 문학상을 통해서도 발굴한다. '창비장편소설상'과 '창비신인문학상'이 신인과 신진급을 대상으로 한다면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통해서는 기성 문인들의 출간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 나아가 책이 죽고 있다. 다시 책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 책은 일상과 개인의 존재, 나아가 사회공동체에 건전한 영향을 미친다. 책은 공공재다. 하지만 단순한 상품으로만 취급하는 것 같다. 이러한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한다. 정책적으로는 동네서점, 작가, 출판사 등이 모두 공생할 수 있는 '도서정가제 도입' 등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 문학과 독자가 새롭게 친숙해지기 위해 창비가 해야 할 일은?
▲ 문학이 독자와 만나기 위해 온,오프라인 접촉면을 늘리고 다채로운 행사 기획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결같은 새로움'이라는 모토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결같음이 흔들린다면 유행과 시류에 휩쓸리게 마련이고, 새로움에 소극적이라면 안이한 안주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문학작품 기획과 출간에도 긴장과 균형감을 갖고, 좋은 문학작품을 생산해 새로운 독자에 전하는 것이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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