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내우외환이다. 일본의 양적팽창 정책에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다. 여기에 북한까지 도발하면서 외국인 이탈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 때문에 월초 2000선을 두고 공방을 벌이던 코스피지수는 1910대로 밀렸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 메리트도 생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대했던 지지선들이 잇달아 붕괴되면서 상승추세는 무너졌지만 1900이라는 마디지수의 지지는 견고할 것이란 믿음은 여전하다. 북한의 도발도 결국 미사일 발사 정도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연일 고조되고 있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99엔선에 바짝 다가선 엔/달러 환율,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미국 고용쇼크) 등이 가세하면서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며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일 KOSPI가 약세로 장을 마치기는 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장 중 상승반전에 성공하기도 하는 등 급락세가 진정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전일 KOSPI의 반등시도 과정에서 대형주 중심의 낙폭과대주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는 점은 가격 및 밸류에이션 매력도에 대한 시장 관심도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실적호전주뿐 아니라 최근 리콜 및 환율 이슈로 급락세를 보였던 자동차/부품 업종, STX사태로 매물압력에 시달렸던 금융과 조선, 화학, 철강 등의 견조한 흐름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주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여진이 좀더 이어질 수 있지만, 1900선 전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가격 및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부각되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형 펀드자금이 지난주 3억8000만달러 유입되며 다시 순유입 전환됐다. 아시아 지역으로 들어온 자금의 배분에서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배분강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 지난주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질적 금융완화' 발표를 감안한다면 이번 주 일본으로의 자금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의 외국인 자금 쏠림이 불가피 한 상황이라면 업종 중 상대적으로 유리한 업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난 1월9일 외국인 순매수 전고점을 기준으로 그 전 6개월간 외국인이 꾸준하게 비중을 확대했던 업종 중 1월9일 이후 그 비중을 꾸준하게 축소하고 있지만 이전 6개월간 확대했던 비중만큼 축소를 하지 못한 업종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비중축소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그러한 업종은 화학, 철강, 건설, 증권, 유틸리티 업종이다. 반대인 조선, 손해보험, 통신업종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1월9일을 기준으로 이전 6개월 외국인이 비중을 크게 확대했던 종목 중 (시가총액 100위 종목군) 1월9일 이후 그 이상으로의 비중을 크게 축소한 종목은 상대적으로 외국인 수급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같은 종목으로는 삼성화재, 현대중공업, 이마트, 현대하이스코, 제일모직,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종목군으로는 S-Oil, 포스코, 대한항공, 삼성전기, 기아차, SK, 우리금융 등이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지금은 일본 BOJ 양적 완화의 수혜 여부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상황이다. 달러화 유동성 확장이 주춤한 상태에서 엔화 유동성 확대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셈법은 한국 시장에 단기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결국, 국내 역시 유동성 확대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이번 주에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중요한 것은 최근 들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글로벌 베타플레이의 귀환이다. 글로벌 베타플레이가 지속된다면 결국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 시점은 북한 리스크가 완화될 때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북한 리스크의 정점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발생되는 조정은 매수기회로 삼는 것이 정답이다.
따라서 지금은 일부 종목과 섹터의 쏠림이 완화되면서 나타나는 변동성 확대를 시장의 가격 조정으로 미리 생각하고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 추세가 지속되는 한 우리 증시는 결국 글로벌 경기의 최종 수혜를 받을 것이고, 이번이번에는 그 시간적 순서가 다소 뒤로 밀렸을 뿐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코스피 편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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