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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공장 둔 中企사장의 '안절부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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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 자재 이번주 못 넘깁니다"
- 외국 바이어가 확인 전화
- 北 주민들도 먹고 살아야
- 더 늦춰지면 끔찍한 사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이 상태가 며칠 더 지속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수화기 넘어 들리는 목소리는 가녀리게 떨렸다. 최악의 사태를 맞은 개성공단의 암울한 현실에 그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깊은 한숨을 연신 토해냈다. 개성공단에서 130명 규모(남북 직원 전체)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상상도 하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침부터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아낼 수 없다"며 "빨리(출경차단이) 풀리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외 업체들에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용기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칼같은 납기'가 생명이다. 전체 생산량의 30%를 책임지는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는 "벌써부터 외국 바이어들이 개성공단 상황과 관련해 전화를 해오고 있다"며 "한평생 일궈온 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까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북측에는 27명의 남측 임직원들이 남아 있으며, 이중 12명은 5일께 입경할 예정이다. 그는 "직원들은 여러 번의 학습효과가 있어 이번에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장을 멈출 순 없다며 일부 임직원들이 자원해 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식재와 자재를 공급하지 못하면서 언제 조업이 멈출지 모른다. 현지에 비축한 식재와 자재도 이번주를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넉넉하지 않다. 그는 "조만간 출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재가 끊기게 되고, 그쪽(개성공단)에서 만든 물건도 이쪽으로 못 넘어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남아있는 자재로 겨우겨우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과 세금 등으로 북한에 월 24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의 핵무기 제조로 악용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억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돈은 인당 월 100달러 정도로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며 "그 사람들(북한 주민)도 먹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항변했다.


개성공단이 한반도 평화 정착은 물론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하는 만큼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도 촉구했다. 개성공단에 외국기업을 유치하면 완충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했다. 개성공단을 국제단지로 조성하면 남북 갈등시 완충지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와 경제 협력을 분리하는 게 힘들다는 것은 알겠지만 개성공단의 미래를 위해 남북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피로감이 묻어났다.


이지은 기자 leez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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