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시계아이콘02분 4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봄바람 난 여장남자, 월출산을 즐기는 2가지 방법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AD

[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매월당 김시습.1435~1493)


남도를 향해 달려온 부드러운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혀 용틀임하다, 영암(靈巖)들판에 우뚝 솟는다. 드 넓은 들녘 한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산은 신비스러움 기운을 뿜어낸다. 기암괴석이 울퉁 불퉁 불거진 근육질의 몸매는 웅장함을 넘어 기이함마저 느껴진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영암 월출산(月出山). 월출산에 깃드는 여명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고, 떠오른 달을 보며 잠자리에 든다고 할 정도로 영암땅 사람들에게 월출산은 '신령스런 산'이다.


그런 월출산을 맛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나는 월출산에 직접 올라 절경을 느껴보는 것이요, 또 하나는 멀찍이 떨어져 들녘에 우뚝 솟은 월출산을 마주하는것이다. 어떤 방법이던 '남쪽에 제일 가는 그림같은 산'이라 노래한 매월당의 칭송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1. 속살에 들어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산은 높지 않지만 우뚝하고 장대하다. 사방 100리에 큰 산이 없어 더욱 그렇다.
월출산은 그림으로 치면 영암의 배경이다. 울퉁 불퉁 기묘한 산을 뒷 그림으로 파란색 보리밭과 황토빛 땅이 차례로 교차하며 미묘한 색의 하모니를 이룬다.


월출산을 제대로 알려면 산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누구는 월출산을 아름다운 나신으로 비유한다. 바위산인 월출산은 그 아름다움을 다른 육산처럼 숨기지 않고 다 벗어 보여준다는 것. 단 그 아름다움의 감동은 산을 높이 오를수록 커지기 때문에 한 발 두 발 올라야 그 감흥을 차지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산행은 천황사탐방소에서 시작해 바람폭포, 천황봉, 사자봉, 구름다리, 천황사탐방소로 회귀하는 6.6km코스다.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의 맨땅에서 솟은 산이라, 산행은 처음부터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초입에는 푸른 대나무숲과 붉은 동백숲이 산행객을 맞는다. 계단길을 오르느라 흘러내린 땀은 암봉을 스쳐 내려온 바람이 금세 씻어준다. 바람폭포를 지나면 주변 풍경도 변화무쌍해진다. 기암들이 수놓는 다양한 경치를 감상하면서 걸을수 있어 산행의 수고는 금세 잊어버린다.


정상인 천황봉(809m)에 서면 영산강을 비롯해 목포 유달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오고 비옥한 영암들판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월출산의 명물은 사자봉과 매봉을 잇는 구름다리(해발 510m)다. 다리에 서서 고개를 들면 깎아지른 듯한 매봉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사자봉의 웅장함이 감탄사가 절로난다. 고개를 내밀고 내려다 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하다.


천황사지에서 출발해 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미왕재-도갑사에 이르는 종주 코스(8.9km)는 6~7시간이 걸린다. 종주의 마지막 즐거움은 산행 끝에 만나는 도갑사(道岬寺)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2. 멀찍이 떨어져 들녘에 우뚝 솟은 섬을 보다
어쩌면 월출산은 멀리 물러섰을 때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멀찍이 서서 보는 월출산의 모습이 특별한 것은 다른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통째의 산의 형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름난 산들은 뒤로 물러나서 보자면, 첩첩이 앞을 가로막은 봉우리에 가려져 버리지만, 월출산만큼은 그렇지 않다. 월출산은 영암의 들녘 어디서 바라보더라도, 산이 일어서는 능선 아래부터 높이 암봉이 치솟았다가 다시 눕는 산자락을 하나의 선으로 이을 수 있다.


그중 최고의 전경을 선사하는 곳이 덕진 차밭이다. 차밭은 월출산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송석정마을이 있는 백룡산 자락에 들어서 있다. 한국제다에서 운영하는 차밭은 3만5천여평으로 순수재래송 차를 재배하고 있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덕진 차밭은 웬만해서는 찾아가기 어렵다. 이정표는커녕 가까이 가서도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알려주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송석정마을에서 차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농로를 따라 산자락을 오르면 산기슭에 거대한 초록의 융단이 꿈틀대는 차밭이 보인다.


차밭의 정상에 올라서자 그야말로 '기가 막힌' 경치에 숨이 턱 멎는다. 초록빛으로 충만한 영암 운암리 들판이 마치 바다처럼 활짝 열린다. 초록의 바다 위로 새벽안개가 살포시 걸터 앉는다. 그 너머로 월출산이 마치 해무를 뚫고 우뚝 솟은 섬처럼 장관을 연출한다.


또 하나, 활성산 정상은 숨겨진 전망지다. 덕진면에서 금정면으로 넘어가는 (819번 지방도)고갯길 정상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정상까지 차가 오른다. 덕진차밭과 달리 장쾌하게 펼쳐진 월출산의 상부가 눈앞에 한가득 들어온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그리고 모정마을의 모정지에서 바라보는 월출산도 빼놓을 수 없다. 모정지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은 물론 천황봉을 뚫고 올라오는 월출의 풍광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영암=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목포IC에서 나와 해남 방면을 택한다. 국도 2호선 목포 방조제를 넘어 영암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학산면에서 819번 지방도를 타면 영암 읍내다. 호남고속도로는 광주IC를 나와 나주쪽 13번국도를 따라 영암까지 이어진다. 왕복 4차선길이 시원하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먹거리=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를 탕으로 끓여낸 갈낙탕은 영암별미 중 제일이다.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양념해 살짝 구워낸 낙지구이도 그 맛이 일품. 낙지연포탕도 빼놓을 수 없다. 연포란 이름은 낙지를 끓이면 마치 연꽃처럼 다리를 펼친다고 해서 붙었다. 학산면 독천일대에는 낙지요리를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 독천식당(061-472-4222), 중원회관(061-473-6700) 등이 잘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짱뚱어탕과 장어구이 등이 입맛을 유혹한다.


▲잠잘곳=모정마을에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란 뜻을 가진 전통 한옥 월인당이 있다. 흙으로 만든 가옥에 장작을 때서 아랫목이 설설 끊는 것이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특히 월인당의 누마르에 앉으면 월출산의 산세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장관도 맛 볼 수 있다. 월인당에서 하룻밤을 위해서는 모든 방이 장작을 때기에 예약은 필수. (061-471-7675). 구림마을의 대동계사 민박도 좋다. 불을 때는 방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고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