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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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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난 여장남자, 월출산을 즐기는 2가지 방법

바라보면 안개치마, 다가가면 근육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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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매월당 김시습.1435~1493)


남도를 향해 달려온 부드러운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혀 용틀임하다, 영암(靈巖)들판에 우뚝 솟는다. 드 넓은 들녘 한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산은 신비스러움 기운을 뿜어낸다. 기암괴석이 울퉁 불퉁 불거진 근육질의 몸매는 웅장함을 넘어 기이함마저 느껴진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영암 월출산(月出山). 월출산에 깃드는 여명을 바라보며 하루를 열고, 떠오른 달을 보며 잠자리에 든다고 할 정도로 영암땅 사람들에게 월출산은 '신령스런 산'이다.


그런 월출산을 맛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나는 월출산에 직접 올라 절경을 느껴보는 것이요, 또 하나는 멀찍이 떨어져 들녘에 우뚝 솟은 월출산을 마주하는것이다. 어떤 방법이던 '남쪽에 제일 가는 그림같은 산'이라 노래한 매월당의 칭송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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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살에 들어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산은 높지 않지만 우뚝하고 장대하다. 사방 100리에 큰 산이 없어 더욱 그렇다.
월출산은 그림으로 치면 영암의 배경이다. 울퉁 불퉁 기묘한 산을 뒷 그림으로 파란색 보리밭과 황토빛 땅이 차례로 교차하며 미묘한 색의 하모니를 이룬다.


월출산을 제대로 알려면 산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누구는 월출산을 아름다운 나신으로 비유한다. 바위산인 월출산은 그 아름다움을 다른 육산처럼 숨기지 않고 다 벗어 보여준다는 것. 단 그 아름다움의 감동은 산을 높이 오를수록 커지기 때문에 한 발 두 발 올라야 그 감흥을 차지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산행은 천황사탐방소에서 시작해 바람폭포, 천황봉, 사자봉, 구름다리, 천황사탐방소로 회귀하는 6.6km코스다.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의 맨땅에서 솟은 산이라, 산행은 처음부터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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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는 푸른 대나무숲과 붉은 동백숲이 산행객을 맞는다. 계단길을 오르느라 흘러내린 땀은 암봉을 스쳐 내려온 바람이 금세 씻어준다. 바람폭포를 지나면 주변 풍경도 변화무쌍해진다. 기암들이 수놓는 다양한 경치를 감상하면서 걸을수 있어 산행의 수고는 금세 잊어버린다.


정상인 천황봉(809m)에 서면 영산강을 비롯해 목포 유달산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오고 비옥한 영암들판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월출산의 명물은 사자봉과 매봉을 잇는 구름다리(해발 510m)다. 다리에 서서 고개를 들면 깎아지른 듯한 매봉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사자봉의 웅장함이 감탄사가 절로난다. 고개를 내밀고 내려다 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하다.


천황사지에서 출발해 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미왕재-도갑사에 이르는 종주 코스(8.9km)는 6~7시간이 걸린다. 종주의 마지막 즐거움은 산행 끝에 만나는 도갑사(道岬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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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멀찍이 떨어져 들녘에 우뚝 솟은 섬을 보다
어쩌면 월출산은 멀리 물러섰을 때 비로소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멀찍이 서서 보는 월출산의 모습이 특별한 것은 다른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통째의 산의 형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름난 산들은 뒤로 물러나서 보자면, 첩첩이 앞을 가로막은 봉우리에 가려져 버리지만, 월출산만큼은 그렇지 않다. 월출산은 영암의 들녘 어디서 바라보더라도, 산이 일어서는 능선 아래부터 높이 암봉이 치솟았다가 다시 눕는 산자락을 하나의 선으로 이을 수 있다.


그중 최고의 전경을 선사하는 곳이 덕진 차밭이다. 차밭은 월출산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송석정마을이 있는 백룡산 자락에 들어서 있다. 한국제다에서 운영하는 차밭은 3만5천여평으로 순수재래송 차를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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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 차밭은 웬만해서는 찾아가기 어렵다. 이정표는커녕 가까이 가서도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알려주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송석정마을에서 차 한 대 겨우 지날 수 있는 농로를 따라 산자락을 오르면 산기슭에 거대한 초록의 융단이 꿈틀대는 차밭이 보인다.


차밭의 정상에 올라서자 그야말로 '기가 막힌' 경치에 숨이 턱 멎는다. 초록빛으로 충만한 영암 운암리 들판이 마치 바다처럼 활짝 열린다. 초록의 바다 위로 새벽안개가 살포시 걸터 앉는다. 그 너머로 월출산이 마치 해무를 뚫고 우뚝 솟은 섬처럼 장관을 연출한다.


또 하나, 활성산 정상은 숨겨진 전망지다. 덕진면에서 금정면으로 넘어가는 (819번 지방도)고갯길 정상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정상까지 차가 오른다. 덕진차밭과 달리 장쾌하게 펼쳐진 월출산의 상부가 눈앞에 한가득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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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정마을의 모정지에서 바라보는 월출산도 빼놓을 수 없다. 모정지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은 물론 천황봉을 뚫고 올라오는 월출의 풍광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영암=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목포IC에서 나와 해남 방면을 택한다. 국도 2호선 목포 방조제를 넘어 영암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학산면에서 819번 지방도를 타면 영암 읍내다. 호남고속도로는 광주IC를 나와 나주쪽 13번국도를 따라 영암까지 이어진다. 왕복 4차선길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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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를 탕으로 끓여낸 갈낙탕은 영암별미 중 제일이다.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양념해 살짝 구워낸 낙지구이도 그 맛이 일품. 낙지연포탕도 빼놓을 수 없다. 연포란 이름은 낙지를 끓이면 마치 연꽃처럼 다리를 펼친다고 해서 붙었다. 학산면 독천일대에는 낙지요리를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 독천식당(061-472-4222), 중원회관(061-473-6700) 등이 잘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짱뚱어탕과 장어구이 등이 입맛을 유혹한다.


▲잠잘곳=모정마을에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이란 뜻을 가진 전통 한옥 월인당이 있다. 흙으로 만든 가옥에 장작을 때서 아랫목이 설설 끊는 것이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특히 월인당의 누마르에 앉으면 월출산의 산세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장관도 맛 볼 수 있다. 월인당에서 하룻밤을 위해서는 모든 방이 장작을 때기에 예약은 필수. (061-471-7675). 구림마을의 대동계사 민박도 좋다. 불을 때는 방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고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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