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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연료 보조금 때문에 외환보유고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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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사이 76억 달러 감소...선거와 수하르토 축출 경험탓에 보조금 폐지못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네시아의 외환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지급이 에너지 과소비를 낳아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워 통화인 루피 가치가 급락하자 시장에 개입한 결과가 맞물려 외환보유고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해야 하지만 보조금에 중독된 주민들이 폭등을 일으켜 수하르토를 축출한 선례 때문에 주민들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수출감소와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수입 증가 때문에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16억3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또 올들어서 1월에도 1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에너지 가격의 국내외 차액을 정부가 보조금으로 지급하면서 생긴 에너지 과소비와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연휘발유 1리터가 56센트이지만 이웃 말레이시아는 61센트,싱가포르는 1.71센트나 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같은 가격 차이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면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외환보유고 감소와 물가 상승 등 네가지 화를 자초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액은 290억 달러, 에너지 보조금은 22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4%,정부 재정지출의 30%를 차지했다.


외환보유고는 수직 급락하고 있다.2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는 1052억 달러로 2011년 3월(1057억 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무역수지에다 루피화 가치 유지를 위해 중앙은행에 달러를 푼 것도 한 몫도 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5.7개월치 수입액과 맞먹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감소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게 문제다. 1월 40억 달러,2월36억 달러 등 두 달사이 76억 달러나 줄어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이후 최고의 감소폭을 보였다.


루피화 하락과 물가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달러화에 대한 루피 가치는 지난주 한 주동안에만 0.4% 하락하는 등 지난 1년 사이 무려 5.6%나 평가절하됐다.


돈의 가치가 떨어져 수입가격이 오르고 이것이 국내 물가를 자극하는 악순환도 벌어지고 있다.소비자물가는 1월 4.6%가 올라 12월(4.3%)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5.13%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 4.28%를 웃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반면 성장률은 지난해 6.5%에서 올해 3.5%로 추락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다보고 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도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4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유권자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1월에 임업기업과 상업용 선박,주요 지방정부 관용 차량의 보조금 지급 디젤유 사용 제한을 발표했고 5대 도시에서 민간 차량의 보조금지급 연료 판매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중이지만 2014년 선거를 앞두고 있고 과거 수하르토 축출 시위의 근인이 연료값 인상이었다는 점에서 보조금 자체의 폐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뱅크 다나몬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안톤 구나완은 “연료 보조금 개혁이 없다면,석유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 외환보유고에 더 영향을 주고 루피화 안정을 위한 시장개입의 필요성도 높일 것”이라면서“투자자들은 경상수지 적자와 보조금 문제가 자본유출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프라크리티 소파트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고가 현재 속도로 감속한다면 투자자들 사이에 심각한 염려를 자아낼 것”이라면서“인도네시아 정부가 외환유출 리스크 등과 관련해 무슨 대책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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