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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조각 누더기 組閣...인사에 '시스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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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인력풀ㆍ직접 낙점하는 폐쇄성이 조직구성 지연
지나친 관료 의존ㆍ미흡한 지역안배도 문제로 꼽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오종탁 기자]드라마 촬영현장 '쪽대본'을 방불케 하는 새 정부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정부 때와 비교하면 보름 가까이 늦은 출발이다. '준비된 대통령'의 출발이 삐걱댄 것은 정부조직법 문제도 있지만 좁은 인력풀과 대통령의 폐쇄적인 인선 스타일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향후 공공기관장 인사를 비롯해 차기 인사 때에는 더 넓은 인재풀을 활용하면서 지역안배 등 탕평인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연 인사 인재풀 좁은 탓=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비서진, 장ㆍ차관 및 외청장 인사가 지난주에야 대충 마무리됐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인선이 발표됐고, 다음날 검찰총장 등 주요 권력기관 인선까지 모두 발표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월 18일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29일 임명장을 수여했으니, 박근혜 정부는 이에 비해 보름 넘게 늦은 셈이다. 전 정부 역시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거쳤고 정부조직법 통과에 난항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박근혜 정부가 유독 나쁜 환경에서 출발했다고 보긴 어렵다.


지연ㆍ부분 인사는 무엇보다 활용한 인력풀이 좁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월 말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주변에 믿을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요즘은 주변에 인재가 많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지만, 1기 내각 인사 차질은 후보군이 충분하지 않은 탓이 컸다고 정치권은 풀이한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직접 낙점'하는 폐쇄성이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용철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극비리에 이뤄지는 등 '깜깜이인사'가 문제였다"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인사가 임명됐다가 철회되거나 김종훈 미래부 내정자가 갑자기 낙마하는 등 허점을 많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다보니 인사가 번복되는 등 해프닝이 빚어졌다. 외청장 인사는 박 대통령이 14일 지시했으나 당일 취소됐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등 주요 권력기관장 내정자가 최종 단계에서 번복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신 이날에는 누구도 예상못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발표돼 주변을 당황케 했다.


◆관료조직 안정 택했지만…= 박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은 '엘리트 관료를 중심으로 한 조직 안정'으로 집약된다. 유독 내부 승진자가 많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애초 강조해온 지역안배 등 대탕평은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례로 4대 권력기관장 중 3명을 서울 출신으로 뽑았는데, 아예 지역색을 빼 잡음을 없애려는 측면이 강하지 지역안배의 결과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관료에 과도하게 의존한 모습을 보인 인사였는데 국정 안정화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관료는 혁신에 대한 저항세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기존 틀을 바꾸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용철 교수 역시 "청와대 현직검사 파견금지나 호남 인사 대탕평 문제 등 애초 공약했던 사안이 지켜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인사 지연 후유증은 현장에= 큰 그림은 완성됐지만 부처 내 중상위직 인사까지 마무리 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시스템 완비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앙부처 고위 관계자는 "차관 취임이 끝나면 1급 승진인사를 하고, 이어 국실장과 과장 전보 인사를 해야 하는데 언제쯤 조직이 안정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원을 처리하는 부서에서는 "바뀐 실국장에게 허락을 받고 해주는 게 좋겠다"며 민원인을 돌려세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전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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