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어" vs "영향력 상당해"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7일 채택될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재안에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향후 미사일 개발 억제 ▲북한 당국의 금융거래·불법자금 이동에 대한 제한 및 감시 ▲북한 외교관의 불법행위 감시 조치 등이 포함됐다. 이는 1, 2차 핵실험 이후의 제재 수준을 뛰어넘는 고강도 조치들이다.
이 같은 제재안 채택이 임박하자 북한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데 이어 핵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대북 제재안이 과연 북한의 태도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제재안이 나온다고 해서 북한이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제재안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은 제재에 대해선 더 강경한 대응으로 맞받아쳤고, 그러한 가운데 북한의 핵 능력은 점점 강화돼왔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또 "제재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15개 이사국들, 특히 중국의 이행과 협조가 필요한데 중국이 북한에 대해 독자적 제재를 얼마나 하겠느냐"며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 회의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양 교수는 북한의 1, 2차 핵실험 이후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진 점을 상기하면서 "제재안이 채택되면 개별 국가들이 각각 그와 관련한 국내의 법적 절차를 거치게 될 텐데,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며 "그 기간 중에 북한과 국제사회가 어느 정도 힘겨루기를 한 다음 남·북, 북·미, 4자, 6자 회담 등이 성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재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되지만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재안이 당장 핵개발을 막는 등 북한을 변화시키지는 못 하지만 북한의 경제, 외교 활동 등을 강력히 제한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이 1, 2, 3차 핵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이 제재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결집되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은 "'제재안이 나오니까 북한이 도발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북한은 항상 제재안과 관계없이 한반도 문제에서의 주도권 확보, 내부의 정치적 긴장 조성 등을 위해 도발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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