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의 도발가능성은 높은 것일까.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이 관심있게 보는 인물은 김영철 총국장이다. 그동안 아나운서가 나와 성명을 발표했던 과거와 다르다는 것이다.
김영철 총국장이 속한 조직은 인민군 정찰총국이다. 북한 인민무력부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구로, 2009년 2월 신설돼 각종 대남ㆍ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여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2010년 천안함사건역시 정찰총국이 주도했고 김영철 총국장은 2010년 연평도포격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함께 북한 군부의 대표적 강경파로 지목되고 있다.
북한군의 동향도 심상치 않다. 북한이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예고한 가운데 작년 하계훈련에 이번 동계훈련 기간에도 122㎜, 240㎜ 방사포 등을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늘린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남포와 원산 등에서 얼어붙은 바다가 녹으면서 잠수함과 함정 기동훈련에 나설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은 북한이 서북해역에서 운용 중인 어뢰 탑재 반잠수정의 활동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함 공격용 어뢰를 탑재한 '대동2'급은 길이 17m, 높이 2.2m, 무게 5∼11.5t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한다면 도발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한이 동시다발적 잠수함 침투, 사이버공격,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교란 공격 등을 감행할 경우 도발원점을 찾아내기까지 시간도 오래걸린다.
최근 동서해에 선박과 항공기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사실도 확인됨에 따라 단거리 미사일발사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군당국은 스커드, 노동, KN-02 등 중단거리 미사일발사를 예측하고 있다.
4차 핵실험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다. 추가 핵실험은 유엔과 별도로 미국의 강력한 추가제재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고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쉽사리 쓸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군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시기에 대해 "동서해 항행금지구역설정시기가 한미훈련과 비슷하다는 점을 보면 이기간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발의 목적을 봤을때는 안보리제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달안에 도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군당국은 다양한 추가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계태세를 격상시킨 상태다.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포병부대는 K-9 자주포(사정 40㎞), 130㎜와 131㎜ 구룡 다연장로켓(사정 23∼36㎞) 등의 화력을 즉각 대응사격할 수 있도록 진지 밖으로 견인했다. 서해 NLL 해상에는 유도탄 고속함(400t급)과 호위함(1500t급), 한국형 구축함(3800t급) 등이 증강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도 KF-16, F-15K 전투기 등의 초계 전력을 늘리고 사정 63㎞의 AIM-120C(암람) 공대공미사일, AIM-9(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등을 장착해 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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