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12월부터 쿠바에서 암치료를 받던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오전 깜짝 귀국했다. 하지만 그가 국정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다”며 “신께 감사하고 국민에게 감사한다. 이 곳에서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는 남겼다. 트위터 정치로 유명한 차베스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차베스 대통령의 양아들인 호르헤 아레아사 과학기술부 장관의 트위터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군사병원으로 수송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오후 차베스 대통령의 최신 건강상태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부 장관은 이날을 국가 경축일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대통령 지지를 당부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도착 사진이나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저널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귀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가 단행한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생필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에서 통화절하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만큼 국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베네수엘라에선 통화절하 이후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싱턴 소재 카네기 국제 평화 기금의 애널리스트인 모리스 나임은 “차베스 대통령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 만큼 건강한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는 정부 무기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사회당 지도부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쿠바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도 그의 서명이 담긴 정부 문서를 공개, 건강 악화설을 부인했다. 또 이날 베네수엘라 언론은 차베스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병원에 도착했다는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011년 6월 처음으로 암투병 사실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4번의 수술과 두 차례의 재발됐지만 구체적인 암종류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정치컨설턴트업체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라틴 아메리카 애널리스트인 디에고 모야 오컴포스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차베스 대통령이 암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호흡 곤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선에 성공한 차베스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10일 취임할 예정이었지만 암이 재발해 쿠바에서 수술을 받으면서 취임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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