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의 핵실험 국면이 고조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던 개성공단마저 위협대상에 올랐다.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을 강행할 징후를 보이고 있고 우리 정부는 대북 추가제재에 이어 선제타격까지 거론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북한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는 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누가 어떤 형태로든 (개성)공업지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에 대한 극악한 제재로 간부하고 모든 특혜를 철회하고 그 지역을 우리의 군사지역으로 다시 만드는 등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경협은 북한 내각 아래 장관급 기구로 남북경제협력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북한이 핵실험 국면 이후 개성공단을 직접 거론하며 협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몇년간 남북간 긴장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던 개성공단에 대해 북한이 이처럼 강하게 나온 건 통일부가 개성공단 반출물품에 대해 통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실효적으로 이행하고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개성공단 등 대북반출 물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경협은 이에 대해 "(남측이) 개성공업지구에 반입되는 물자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려는 건 또 하나의 반공화국 대결망동이며 북남관계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놓는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난 2004년 우리쪽 기업이 입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이후 개성공단은 남북간 경제협력의 중심역할을 해왔다. 특히 천안함ㆍ연평도사건으로 당국이 5ㆍ24조치를 취하면서도 개성공단에 대한 물자 반출입을 이어왔다는 건 개성공단의 상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성공단이 남북간 긴장국면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유지된 건 개성공단마저 끊길 경우 남북 당국 모두에게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쪽 123개 기업의 생산활동에 막대한 차질이 생겨 정부 차원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고, 북한 역시 막대한 외화벌이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 현재로선 사실상 마지막 남은 남북당국간 채널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해 왔던 셈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간 교역액의 99.4%가 개성공단을 통해 이뤄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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