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2013 신성장동력<끝> 전문가들의 충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미주 기자, 이민찬 기자]건설·주택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체들의 생존전략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일감을 지속적으로 따내야만 하는 숙명 탓에 대안은 대부분 공공과 해외수주 확대로 모아진다.
하지만 해외수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플랜트와 같은 자원부국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외에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경쟁우위 선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의 경우에도 홍수 예방 등 사후 복구가 아닌 방재시스템 등 사전 예방적 차원의 인프라 건설 발주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가 올바르고 지속적인 신성장 동력 마련에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정부와 업계, 연구원 등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는다.
▲김채규 국토해양부 건설경제과장 = 국내 건설시장은 이제 성숙기다. 예전처럼 건설 시장은 팽창할 여지가 많이 줄었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규모도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옛날 방식으로 구태의연하게 대응해서는 수주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주택 보급률도 100%를 넘어서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충렬 대한건설협회 기획조정실장 =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인프라들이 대부분 40년 가까이 됐다. 인프라 개·보수 과정에서 IT(정보기술)이나 문화 등과의 접목을 통해 부가가치간 높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홍수 등 자연재해에 대한 개념도 사후 보수 개념에서 사전 예방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해 방재 인프라 건설에 대한 수요를 늘릴 필요가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 = 시장 상황이 건설업체들이 해외와 공공수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중소 업체들은 공공수주에 상대적으로 더 의지하게 된다. 빅5 등 대형건설사들은 이것저것 다 잘할 여건이 되지만 중소업체들은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서라도 공공수주를 따내지 않고는 실적을 올리기 힘들다. 해외수주를 위해서라도 공공수주 실적을 쌓아야 한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프로젝트지원실장 = 해외 수주의 경우 플랜트에 집중됐던 수주도 토목, 건축 쪽으로 다양화 되고 있는 추세다. 중동을 중심으로 산업단지나 대형 인프라 건설 수주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업체 별로 특화된 시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금융능력, 전문인력, 원천기술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채규 과장 = 플랜트 외에 해외수주 공정을 다양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신도시건설, 물산업 수출 이런 게 다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플랜트 위주가 아닌 부가가치가 높은 새 부분을 찾아내서 그런 쪽으로도 진출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 진출확대, 해외건설 인력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글로벌인프라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김민형 실장 = 해외건설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제살 깎아먹기식의 과당경쟁에 따른 역풍에 휩싸일 수도 있다. 국내건설경기 침체로 해외에서 살길을 모색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GIF 조성 등 정부이 지원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한다. 중소업체들은 꼭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과 실제 정부의 지원 사이엔 간극이 크다고 지적한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건설사들은 2~3년 전부터 해외수주와 공공발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 이 방향이 맞을 수 있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이 또한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없으며 일부 대형 건설사들에 국한된 이야기다. 주택관리 사업 등 주택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다변화 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부채 등 금융 리스크를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 해외수주, 공공수주 쪽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금융 관리에 힘써야한다. 과거 건설사들은 주택경기 호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 무리한 공격을 해온 부분이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교훈으로 삼아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한다. 금융 자본주의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언제든지 주택경기는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보수적인 경영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다.
배경환 기자 khbae@
박미주 기자 beyond@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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