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창원시에 유감의 뜻을 나타낸 건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다르지 않았다. 신축구장 입지로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선정한 구체적인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KBO는 30일 창원시가 발표한 신축구장과 관련해 이날 오후 공문을 발송했다. 문서에는 창원시의 이전 약속이 다시 한 번 명기됐다. 창원시는 2011년 3월 NC소프트의 신규구단 회원가입 신청서 제출 당시 ‘NC소프트 프로야구단 지원계획’을 밝혔었다. 그 주된 내용은 신축구장의 부지 선정 시 전문가 및 시민의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해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겠단 것이었다. 창원시는 이후에도 개발여건 분석, 토지이용계획, 교통. 동선계획, 주차장 등 기반시설 계획 등을 포함한 경제적 타당성을 종합 검토하고 전문가의 의견 수렴, 시민공청회 및 간담회, 여론조사 실시 등의 과정을 거쳐 새 구장 부지를 선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년여가 흐른 현재까지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창원시는 30일 브리핑에서 선진 스포츠시설 균형배치, 통합도시 균형발전 가치, 통합시 백년대계를 위한 미래성장 가치 창출 등을 고려해 신축구장의 최종 입지를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진해육군부지는 미래성과 경제성이 우수한 곳으로 신축구장 부지에 적합하다. 후보로 거론됐던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부지와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와 비교했을 때 약점 요소가 적다”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의 말과 달리 진해육군부지의 접근성은 매우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창원 야구장 신규 건립에 대한 위치선정 타당성 조사용역’에서 입지는 전체 34개의 부지 가운데 11위로 평가됐다. 접근성, 경제성, 행정절차 소요기간 제약성 등에선 최하점을 받았다. 토지는 국방부 소유에 그린벨트 지정 구역이기도 하다. 행정절차를 거친 매입에만 1년여가 넘게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2016년 3월까지 건립하기로 한 KBO와의 약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셈. 이 경우 창원시를 믿고 KBO에 100억 원의 예치금을 납부한 NC는 한 푼의 돈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 박 시장은 이날 이와 관련한 질문에 “내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시 측의 달라진 태도에 KBO는 깊은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의 신청사 건립 문제 등과 연계된 정치적인 고려가 아닌 산업적인 타당성을 고려해 선정되길 믿어왔으나 창원시가 이 같은 바람을 저버렸다”라고 밝혔다. 한편으론 창원시가 밝혔던 여론 수렴 과정과 3단계 타당성 조사결과의 공개를 요구했다. 또 2016년 3월까지 신축구장을 짓겠단 창원시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제시를 함께 요청했다.
한편 이날 NC 구단은 창원시의 발표와 관련해 “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으로 보인다. 구단으로서는 수용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일단 현 마산구장을 고수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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