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터뷰서 "디플레 탈출 위해 BOJ 독립성도 제한해야" 주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차기 총재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와타 기쿠오 가쿠슈인대 교수가 BOJ의 2%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 BOJ의 자산 규모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디플레 탈출을 위해서는 BOJ가 정부의 정책 방침에 맞춰야 한다며 BOJ의 독립성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와타 교수는 BOJ가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BOJ의 자산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타 교수는 지난 2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물가는 통화정책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를 위한 첫 번째 조치는 본원통화(monetary base)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물가 상승은 물가 기대치(forecast inflation)에 약 6개월 정도 후행해 이뤄진다"며 "우선 물가 기대치를 2%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타 교수는 "BOJ가 당좌예금(current account) 규모를 10%씩 늘리면 물가 기대치를 0.44%포인트씩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난 6개월 간 평균 33조엔이었던 당좌예금 규모를 77조엔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BOJ는 금일 당좌예금 잔액 규모가 42조엔이라고 밝혔다. 이와타 교수는 BOJ가 매일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장기 국채 매입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타 교수는 또 정부가 정책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BOJ 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BOJ가 정부 정책 방향과의 간극도 해소할 수 있도록 수단을 강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BOJ의 독립성도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민당 내에서 BOJ 법 개정을 위한 모임이 발족한 가운데 이와타 교수는 내일 이 모임의 창립 회의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의 오타니 요지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 관계자들은 이와타 교수를 차기 BOJ 총재로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현 BOJ 총재의 임기는 오는 4월 만료된다. 이에 앞서 두 명의 BOJ 부총재 임기도 3월에 끝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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