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28㎡짜리 11억9600만원.. 역대 최저 낙찰가율 굴욕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상위 0.1%의 거주공간'으로 상징돼 온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가 경매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예전 같지 않은 주상복합아파트 선호도가 반영된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F동 11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163.28㎡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11억96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8억5000만원의 64.6%의 가격이다. 타워팰리스 경매 매물 가운데 역대 최저 낙찰가율이다. 이 물건은 지난해 11월15일 경매시장에 나온 이후 두 차례 유찰됐으며, 이날도 단 한 명이 응찰에 나서 겨우 새 주인을 찾았다.
종전 최저낙찰가율은 66.6%로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 등장한 175㎡형이다. 감정가 28억원짜리가 18억6600만원으로 낙찰됐다.
타워팰리스 단지 주변 D공인중개사 대표는 "사업체 운영비용 충당을 위해 집을 담보로 금융기관 빚을 끌어다 쓰고 이를 해결하지 못해 경매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부쩍 많아진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실거래로 매매계약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한 달도 안돼 경매시장에 나온 타워팰리스는 총 4건으로 지난해 전체 9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로인해 낙찰가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경매시장에 등장했던 매물의 낙찰가율은 104%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3년 동안 평균 낙찰가율은 80%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평균 낙찰가율은 82%였으며, 2011년과 2012년은 각각 85.9%와 80%였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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