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중국=원 스톱, 일본=심사숙고, 한국=정보 YES, 투자 N0"
산 느웻(San Nwet) 투자위원회(DICA, Directorate of Investment and Company Administration) 디렉터(국장급)은 미얀마 시장을 두드리는 3개국의 특징에 모두 다르다며 이렇게 요약했다.
DICA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알선해주는 정부기구다. 수도인 네피도와 경제산업 도시인 양곤간의 먼 거리를 감안해 미얀마 정부에서 만든 지부다. 미얀마를 찾는 기업들은 반드시 이곳을 들려 본인의 사업에 대한 컨설팅 받고 관련 서류를 챙긴다. 그는 이곳에서 투자상담을 총책임지고 있다.
그는 "모든 나라에서 미얀마에 진출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며 "특히 중국은 미얀마의 거의 모든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경우 어떤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상담과 동시에 서류를 준비하고 바로 사업에 착수한다. 설사 그 사업이 손해를 보거나 제약조건을 갖고 있더라도 일단 들어가고 본다. 정부가 제시하는 사업도 일단 추진하고 본다. 이에 중국은 '원 스톱(1S= ONE STOP)'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일본 기업은 진출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일단 사업에 대해 열심히 듣고 현황을 면밀히 본다. 이어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떠난다. 너무나도 신중하게 검토하기에 미얀마에서 사업을 펼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만 그들이 심사숙고(4L= Listen, Look, Leave, Learn)하며 미얀마에 대해 공부한 것이 최근 그들을 다시 미얀마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정보만 습득한다(4I, Information)"고 지적했다. 미얀마에 대한 정보만 계속 습득하면서 실질적인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의 유수한 대기업들이 찾아오지만 실제적으로 사업에 투자하는 곳은 봉제업체들 외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를 고민하는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심사숙고하기는 미얀마 정부도 다를 바 없다"고 답한다. 투자를 결정하고 정부에 인허가를 받는 데만 일 년이 소요되는 상황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느웻 디렉터는 "외국인 투자법이 새로 제정됨에 따라 서류만 정확히 갖추면 3개월이면 인허가를 마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토지를 소유할 수 없고 임대료, 호텔요금 등 물가가 천정부지에 오르는 점에 대해 "양곤에만 기업들이 포진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미얀마 정부는 양곤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 경제특구를 조성하는 등 기업들의 진출로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정부는 양곤에서 30km께 떨어진 띨라와 지역에 특별경제구역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일본 정부가 대 미얀마의 부채 5000억엔 중 4000억엔을 탕감해주겠다며 일본에 넘긴 사업이다. 이토추, 미쓰비시, 마루베니,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일본 기업들을 주축으로 조성사업이 이뤄진다.
미얀마 정부는 올해 경제특구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입주까지는 사실상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하겠다며 달려드는 강대국들이 많은 만큼 급할 것이 없다는 미얀마 정부 측의 배짱으로만 비춰지는 대목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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