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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정권평가 안보인다"…'맹탕'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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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3무(無) 선거'다. 양강 구도로 압축된 18대 대선에서 세 가지가 사라졌다. 정책과 공약은 사라졌다. 대선판을 뒤흔드는 대형 이슈도 없다. 역대 선거 때마다 제기됐던 정권심판론도 보이지 않는다. 상대의 약점을 집중 부각하며 흠집을 내는 비방과 네거티브만 보일 뿐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28일 충청권을 찾아 이틀째 상대방을 비난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라고 공격했고, 문 후보는 박 후보를 '유신독재 잔재 세력의 대표'라고 반격했다.

충남 홍성에서 이날 유세를 시작한 박 후보는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면서 "정권을 잡자마자 이념투쟁으로 밤을 지새운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오후 대전역을 찾아 '미래 세력과 과거 세력의 대결'이라고 각을 세운다. 그는 전날 "5ㆍ16 군사 쿠데타,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를 대표하는 박 후보가 독재를 미화한 역사인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과거사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양 캠프도 상대편을 깎아내릴 거리를 찾아 과거를 뒤지고 구석구석을 뜯어보고 있다. 박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28일 기자에게 "문 후보가 TV 광고에서 앉은 의자가 700만원 짜리 고가"라고 귀띔했다. 문 후보 측은 전날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육영재단에서 어린이회관 교사들을 채용할 때 '결혼하면 사직한다'는 각서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네거티브전이 격화된 것은 여야 후보 대선공약의 차별성이 사라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두 후보 모두 정치쇄신과 경제민주화, 복지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부각해왔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이를 설명하기엔 제약이 많다는 것이 각 캠프의 설명이다. 정책 비전으로는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보니 각자 마련한 틀 속에 상대 후보를 가두려고 하는 것이다.


유권자의 시선을 이끄는 대형 이슈도 없다. 14대 '초원복집 사건', 15대 '차명 비자금 의혹', 16대 '병풍(兵風) 의혹', 17대 'BBK 주가조작 의혹'과 같은 메머드급 폭로도 사라졌다. 박 후보의 과거사 문제가 집중 부각됐지만 5년 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인 만큼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선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결로 흐르면서 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역대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정권심판론'이 사라지면서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후보가 일찌감치 이명박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다가 총선에서 패배한 야권 역시 적극적으로 화두를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선거는 미래 가치를 놓고 경쟁해야 하지만, 방향성은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며 "현 구도는 과거로부터 비롯된 진보 대 보수로, 정상이 아닌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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