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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선에 실종된 기업 기념일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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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선에 실종된 기업 기념일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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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등의 기념일은 축하하거나 기릴 만한 일이 있을 때 해마다 그 일이 있었던 날을 기억하는 날이다. 기념일에는 선물을 주고받고 잔칫상을 마련하거나 외식을 하기도 한다. 기념일이 개인적인 축하 외에 경제적 의미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념일 챙기기는 소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크고 작은 기념일 소비가 합쳐지면 내수활력의 기반이 된다. 가족생일, 결혼기념일 등의 기념일 소비가 전체 가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의 기념일이 내수에 기여하는 폭발력은 더 크다. 기업 자체 소비는 물론 특별보너스를 주기도 하고, 전 임직원에게 선물을 돌리기도 한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수천억원이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당연히 회사의 식당이나 호프집은 기념일 특수를 누리게 마련이다. 특별보너스를 받은 직원들의 가정 씀씀이도 넉넉해진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의 기념일 특수가 사라졌다. 가뜩이나 내수가 침체된 가운데 나타난 기업들의 기념일 특수 실종은 소비심리 위축까지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오는 12월1일 25주년을 맞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기념식이 조촐하게 치러진다. 당초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한 지 25년 만에 매출과 시가총액을 각각 39배, 303배로 키우고, 글로벌 시장에서 무명이었던 삼성 브랜드를 9위로 끌어올린 공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정치권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기업 소비는 물론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소비를 기대한 기념일 특수 역시 반감됐다.


한화그룹도 창립 60주년 행사를 조촐하게 진행했다. 그룹 차원의 기념식 없이 계열사별로 소규모로 기념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그동안 창립기념일에 나왔던 특별성과급도 이번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가 장기불황국면에 접어든 데다 국내 정치권의 눈치를 감안, 기념일 행사를 축소한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자 기업들이 스스로 몸을 사리면서 창립기념일 잔치까지 눈치를 봐야 하는 형국이 됐다. 정치권의 칼이 대기업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립기념일 등의 이벤트를 성대히 치렀다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는 골목상권 침해, 중소기업 위협 등 대기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국민들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표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대기업 때리기가 그 선을 넘고 있다.


지나친 대기업 때리기는 정치권에 대한 기업의 눈치 살피기를 낳고 그 결과가 기업의 창립기념일까지 간소하게 치러야 하는 형국이 됐다. 결국 기념일 특수가 사라지고 이는 내수침체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주체들이 돈을 쓰게 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돈을 풀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거꾸로 가고 있다. 돈을 풀면 소비자나 협력업체의 등골을 빼 돈 잔치한다고 비난하고,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나무란다. 결국 기업들이 돈을 풀지 않고 있다. 쓸데없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돈을 풀지 못하는 것이 대선을 앞둔 기업의 현주소다.


기업이 돈을 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치권의 몫이다. 기업이 창립기념일에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축하며, 직원들에게 주는 선물과 특별상여금이 내수진작의 작은 기반이다. 정치권이 오히려 독려해야 되는 게 기업의 기념일 이벤트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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